이재명·윤석열의 약점은? 유시민·원희룡, 훈훈한 맞장구

입력
2022.03.0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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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100분토론' 시민 논객의 질문에
원희룡 "윤석열, 눈치 없고 잔소리엔 주눅...
권력 쌓이고 옆에서 아부만 할까 걱정"
유시민 "그게 포인트... 100% 공감" 맞장구
유시민 "이재명, 계산 빠르고 손해 안봐"
원희룡 "공감... 현실 조작에 머리쓰면 안돼"

유시민(왼쪽)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원희룡(오른쪽)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이 3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시민 논객의 질의에 따라 각 후보의 약점을 언급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MBC 100분토론' 화면 캡처

유시민(왼쪽)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원희룡(오른쪽)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이 3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시민 논객의 질의에 따라 각 후보의 약점을 언급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MBC 100분토론' 화면 캡처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이 각각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약점을 언급하다 '신기하게 훈훈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한 시민 논객의 질문이 발단이 됐다. 3일 MBC '100분 토론' 본방송 이후 유튜브 생방송에서 한 시민이 "각자 후보에 대해 고쳤으면 하는 약점을 언급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약점인 듯 약점 아닌 강점' 말고 진짜 약점을 제대로 짚어 달라고 당부했다.

"배우자 흉보는 척하며 자랑하는 것 하지 말라는 말씀"이라는 유 전 이사장의 정리하에 원 본부장부터 말문을 열었다. 원 본부장은 윤 후보에 대해 "약점 내지는 정말 말리고 싶은 건 좀 '업'돼서 자신감이 생기면 너무 거침이 없다""그래서 '브레이크'를 좀 많이 달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원 본부장이 걸겠다는 브레이크는 유 전 이사장이 먼저 걸었다. 원 본부장이 "왜냐면 그동안 살아 있는 권력 또는 전직 대통령에게 그냥 눈치 안 보고 들이박아서 여기까지 온 거잖아요"라고 자랑을 섞었기 때문이다. 유 전 이사장은 "그거 하지 말랬잖아요. '우리 남편은 돈만 많이 벌어다 주지 딴 거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다'는 말과 같다"고 핀잔을 줬다.


원희룡 "윤석열, 잔소리에 주눅...옆에서 아부만 하면 어떨까 걱정도"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4일 부산 사하구 괴정역 인근에서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4일 부산 사하구 괴정역 인근에서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원 본부장은 "다시 하겠다"며 "다 아시잖아요. 다른 사람에 대한 눈치가 좀 없다. 다리 벌리는 것도 그렇고, 신발 올리는 것도 그렇고"라고 정정했다. 그는 "약간 상황 파악이나 눈치가 부족할 때가 있어서 너무 그냥 자기 편한 대로 하는 경우들이 왕왕 있다"며 "이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약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고치기 어려운 약점일 것 같다. 개선된다는 느낌이 있나"고 묻자, 그는 "하도 잔소리를 하니까. 너무 잔소리하면 주눅이 드는 게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걱정되는 건 권력이라는 후광이 쌓이고 옆에서 아부만 하면 어떨까(걱정된다)"라고 말을 줄였다.

유 전 이사장은 "그게 포인트다. 정말 중요한 지적이다. 무지하게 걱정된다. 진짜 100% 공감된다"며 격하게 동의했다. 그러자 원 본부장은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라고 응수했다. 유 전 이사장이 "사람마다 다르다"고 하자, 그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라고 수긍했다.


유시민 "이재명, 지나치게 완벽할 정도로 손해 안 봐"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4일 서울 중구 소공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뉴스1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4일 서울 중구 소공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뉴스1

유 전 이사장이 밝힌 이 후보의 약점은 "손익계산이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그는 "지도자는 때로 '누가 봐도 손해 보는 느낌인데 저걸 하네' 이런 게 좀 있어야 한다""(이 후보는) 지나치게 완벽할 정도로 그런 게 안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번엔 원 본부장이 "살짝 넘나드네. 칭찬과 디스(비판)를" 하고 끼어들었다. 동시에 "저도 똑같이 생각한다""머리를 쓰는 게 자기 계산이나 상대방에 대한 조종, 현실에 대한 조작 이런 머리로 쓰이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래서 어떨 때는 우직하게 손해도 보고 알면서도 모르는 척 이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이 "완벽한 사람이 어딨냐"고 되받자, 원 본부장은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라고 답하며 설왕설래는 끝났다. 진행자는 "두 분이 각 후보의 약점을 얘기하면서 만족하며 웃고 계시는, 신기하게 훈훈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며 마무리 지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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