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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치료 약 받는 데만 4일… 사각지대서 서러운 1인 가구 확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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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사는 20대 A씨는 며칠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 수차례 연락한 끝에 겨우 비대면 진료를 받았지만, 더 큰 난관은 그다음부터였다. 혼자 자취하는 A씨에게 병원은 "보호자나 지인이 처방전을 받아가야 약을 탈 수 있다"고 안내한 것이다. A씨는 관할 보건소에 도움을 요청하려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다른 지역에 사는 가족에게 부탁해 다음 날에야 약을 받을 수 있었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과 확진자 관리 정책 전환에 따라 재택치료자(3일 0시 기준 85만7,132명)가 폭증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비대면 진료' 서비스는 원활치 않다는 원성이 높다. 특히 재택치료 체제가 가족 등 동거자를 전제로 하고 있다 보니, 1인 가구를 중심으로 관리 사각지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재택치료 대상 확진자는 비대면으로 진료를 받은 뒤 동거가족 등 공동격리자나 지인 등 대리인을 통해 약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지자체에 따라선 독거노인이나 취약계층, 1인 가구 등에 한해 의약품 전달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예컨대 확진자나 약국에서 약 배달 요청이 있으면 외부 용역업체에 맡기거나 약국이 퀵서비스 등으로 배달하도록 한 뒤 비용을 지급하는 식이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보건소 직원이 배달하기도 한다.
문제는 약 배달에 관여하지 않는 지자체가 많다는 점이다. 약을 대신 받아다 줄 동거가족이 없거나 가족 전체가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라면 재택치료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지자체에서 약을 배달해준다고 했지만 정작 보건소와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재택치료자가 늘어나면서 보건소에 문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는 탓이다.
일부 확진자들은 대체 수단으로 병원 진료와 약 수령까지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약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지만 이 또한 빈틈이 많다. 수도권에 혼자 사는 20대 B씨는 지난달 19일 확진 판정을 받고 앱을 이용해 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진료일이 토요일이라 그로부터 4일이 지나서야 약을 받을 수 있었다. 약국에서 택배로 약을 보내는 방식인데 주말이라 발송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B씨는 "심한 인후통, 콧물, 몸살 등으로 여러 날을 홀로 끙끙 앓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 방역 지침이 사실상 각자도생 방식으로 변화했다는 질타도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현실을 도외시하는 바람에 보건소는 3년째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사회취약계층이나 디지털 취약계층은 물론 일반 시민까지 피해를 보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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