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폭탄'... 윤석열 먼저 웃었지만 이재명 울기엔 '아직'

입력
2022.03.0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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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왼쪽)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합의문을 발표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합의문을 발표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오대근 기자

대선 엿새 전인 3일 현재 판세는 초접전. 아슬아슬한 힘의 균형에 균열을 내는 '폭탄'이 터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양보를 극적으로 받아내 '정권 교체를 이룰 야권 단일 혹은 유일 후보' 타이틀을 따낸 것. 안 대표는 대선후보에서 곧바로 물러났다.

이에 따라 대선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3자 대결이 됐다.

사전투표 하루 전에 극적으로 성사된 단일화로 윤 후보가 먼저 웃었다. 그러나 안 대표의 오락가락 행보 탓에 역풍도 상당할 전망이다. 대선일인 9일 누가 최후에 웃을지는 당분간 누구도 확언할 수 없다.

윤석열 안철수 "더 좋은 정권교체 위해" 전격 단일화

윤 후보와 안 대표는 이날 새벽 2시간 30분의 회동 끝에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이어 국회에서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했다. 또 "우리가 함께 만들고자 하는 정부는 미래지향적이며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라고 했다.

두 사람은 집권하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부터 함께 운영하고 △공동정부를 구성하며 △합당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맺은 'DJP연합'을 본뜬 것이다.

'정권교체 여론 결집' vs '야합'... 엇갈리는 단일화 평가

단일화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와 안 대표를 저울질하던 정권 교체 민심이 결집할 것을 기대한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국민 염원인 정권교체가 성큼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초접전 판세를 깰 만한 분위기를 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단일화는 역대 대선에서 입증된 단일화의 성공 요건, 즉 '명분'과 '시기'를 충분히 충족하지는 못했다. 국민의힘은 단일화 명분으로 '정권교체'를 내걸었다. 그러나 이는 국민의힘의 '목표'이지, 정책과 노선이 다른 두 당의 대선후보가 손잡은 이유를 유권자들에게 납득시키는 '명분'으론 부족하다.

안 대표는 '단일화 제안-파기'를 반복하고, 대선 완주 약속을 스스럼없이 깨면서 스스로 상처를 입었다. 이에 따라 단일화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안 대표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지난달 28일 완료된 재외선거에서 안 대표를 찍은 유권자의 표는 사표가 됐다. 이재명 후보로 마음을 굳히지 못했던 민주당 지지층이 총결집하는 것도 변수다.

단일화가 대선 승리로 이어지면, 안 대표는 국무총리직을 비롯한 내각 지분과 국민의힘 당권 등 큰 지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국민의힘을 더 실용적인, 중도적 정당으로 만드는 데 공헌하고 싶다"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을 성과로 보여주는 행정적 업무는 하지 못했다" 등의 발언으로 두 가지 여지를 동시에 남겼다. 물론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약속'을 지킬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자리 나눠 먹기 야합"

이재명 후보는 “세상에 잔파도가 많지만 민심의 도도한 물결은 파도가 거부할 수 없다”며 지지층의 동요를 막았다.

민주당엔 초비상이 걸렸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윤 후보와 안 대표의 단일화는 '자리 나눠 먹기형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강병원 수석대변인은 “안 대표는 단군 이래 최악의 거짓말쟁이”라며 단일화 효과를 깎아내렸다. 민주당은 단일화 발표 직후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24시간 비상체제로 전환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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