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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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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이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에서도 열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전력이 절대 열세인 우크라이나의 시민들은 트위터, 틱톡(TikTok), 페이스북 등 다양한 SNS를 통해 현지 상황을 세계에 알리며 반러시아 여론을 전파하고 있다.
□ 15초~3분 길이의 동영상을 공유하는 SNS인 틱톡이 선전도구로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틱톡은 전황만을 중계하지 않는다. 틱톡에는 포로로 잡힌 러시아 병사에게 음식과 물을 나눠주는 우크라이나인들, 국기를 몸에 두른 채 인간 띠를 만들어 러시아 전차의 진격을 막아선 마을주민 등 이번 전쟁의 진상(眞相)을 보여주는 동영상들이 200억 건 이상 올라와 있다. 전세를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우크라이나는 틱톡을 통해 세계 여론을 호의적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 온라인 공간에서의 선전전은 사실 러시아의 전매특허였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침공할 때 SNS에 수많은 가짜계정을 만들어 러시아군에 유리한 역정보를 흘리거나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방식으로 재미를 봤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침공이 임박했던 지난달부터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는 돌연 러시아에 우호적인 게시물들이 부쩍 늘었다. 지난달 14일 트위터에 올라온 반우크라이나 성향의 게시물은 그 며칠 전보다 200배 이상 증가했는데 해당 SNS 운용자들이 러시아 정부의 관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한다. 최근 세계 최대 검색서비스인 구글이 러시아 국영방송사 ‘러시아투데이’의 검색을 차단하고 애플이 러시아 국영통신 ‘스푸트니크’앱의 다운로드를 금지시킨 것은 이런 러시아의 선전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 온라인의 놀랄 만한 전파속도와 방대한 정보량 때문에 전쟁에서 허위정보를 가릴 줄 아는 능력도 중요해졌다. 지난달 러시아 침공 직후 틱톡에 낙하산으로 탈출하는 병사의 동영상이 올라와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는데 알고 보니 2016년 인스타그램에 같은 사용자 이름으로 게시됐던 동영상이었다. 공습경보가 울리는 주택가를 찍은 틱톡 동영상은 영국에서 촬영한 동영상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전장의 포성이 커질수록 온라인 전쟁도 격렬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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