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재명·윤석열, 추악한 개 싸움"... '네거티브 공방' 조롱

입력
2022.03.0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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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당선되든 관계 개선 기대 접은 듯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연합뉴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연합뉴스

남측 대선이 다가오면서 북한도 비방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추악한 개싸움” 등 막말을 동원해 갈수록 격화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ㆍ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네거티브 공방을 싸잡아 조롱했다. 누가 당선되든 차기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낮아진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3일 ‘권력야심가들의 추악한 개싸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남조선에서 대선을 앞두고 여당과 국민의힘 사이에 피 터지는 난타전이 벌어지는 중”이라며 “사상 초유의 역대급 비호감 선거를 놓고 항간에서는 벌써부터 불안과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선거 막판 대장동 특혜 의혹, 부동시 논란 등 상대의 허물을 집중 부각하는 이재명ㆍ윤석열 후보의 ‘진흙탕 싸움’을 꼬집은 것이다.

매체는 여야의 음해성 발언과 행동을 구체적으로 들먹이며 민심과의 이간질을 꾀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그 패거리들은 현 당국의 정책실패를 부각시키다 못해 비리 정권, 히틀러, 파시스트 등 막말까지 쏟아내고 있다”며 “리재명의 안해(아내)가 공무원들을 사사용무에 부려먹고 공금을 탕진했다고 하면서 부패의 왕초로 몰아대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을 겨냥해서도 “윤석열에 대한 혐오감을 고조시키기 위한 비난전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권력욕에 환장한 여야의 추악한 개싸움이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할 정도로, 지금 민심의 반응은 환멸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이번 대선의 달라진 흐름 중 하나는 과거와 달리 북한이 여야 모두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거대 정당의 두 후보는 다 범죄 혐의자”라며 “누가 권력을 잡든 패자는 감옥에 갈 수밖에 없다”고 비꼬았다. 우리민족끼리 역시 이날 “여야 대선후보들을 천평(천칭)에 올려놓으면 어느 하나도 짝지지(처지지) 않는다”면서 “권력이라는 비계덩이 앞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모르는 것이 남조선 정치권의 실상인데, 어느 누구에게나 구린내가 풍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양비론을 폈다.

북한의 거친 반응에는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남측 새 정부의 대북정책이 문재인 정부보다 크게 후퇴할 것이란 실망감이 녹아 있다. 윤 후보는 ‘선제타격’까지 거론하며 북한의 도발을 힘으로 제압하겠다는 지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 후보도 대화는 중시하되, ‘실용주의’에 입각해 필요할 경우 대북제재와 압박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양당 후보의 대북정책이 북한에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북한도 향후 남북관계 개선에 별다른 기대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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