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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인사들 띄워주기 "안철수의 큰 정치가 단일화 만들어"

입력
2022.03.03 11:50
수정
2022.03.0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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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尹-安 TV토론 후 깜짝회동, 단일화 급물살
"독자 완주는 허무정치…안철수 큰 정치 택해"
안철수-이준석 갈등? 함께하며 케미 맞출 것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3일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 선언은 전날 양당 실무진의 물밑 접촉으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민심을 읽은 안 후보의 "큰 정치"가 단일화의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며 공을 안 후보에게 넘기는 한편, 안 후보 지지층의 분산을 막기 위한 투표 독려에 나섰다.

하태경 국민의힘 선대본부 게임특별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야권 단일화를 "안철수의 정치가 괄목상대할 정도의 큰 정치로 발전한 것"으로 평가하며 이렇게 말했다.

단일화 과정에 대해 하 위원장은 "윤 후보는 (전날) TV토론 끝날 때까지도 확신을 못 하고 있었다. 3일이 되어서도 (단일화 가능 여부를) 모르다가 이날 오전 12시 30분에서 1시 사이 집을 향하던 차에서 '방향을 바꿔라'라고 해서 안 후보를 만나러 갔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만난 장소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매형인 성광제 카이스트 교수 집이다. 하 위원장은 "(안 후보 교수 시절 두 사람이 연구실) 옆방이었고 안 후보의 동그라미 재단 이사장을 맡을 만큼 아주 막역한 사이"라며 "요즘 방역 때문에 밤에 갈 때도 없다"고 말했다.

하 위원장에 따르면 윤 후보가 지난달 27일 "안 후보로부터 단일화 결렬 통보를 받았다"고 기자회견을 했을 때 실무진 협의를 통해 최종 합의문은 만들어져 있었다. 하 의원은 "의지 변화만 확인하면 되는 것이었다"며 "(당시 합의안과) 별 차이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TV토론 시간에 실무진은 단일화 물밑 접촉

3일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캡처

3일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캡처

하 위원장은 "1일까지는 국민의당 당 내부의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며 "수요일(2일) 다시 물밑 접촉이 시작된 것 같다. 그 직전 안 후보의 심경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2일 밤 열린 선관위 TV토론 시작 직전에 잠깐 만나 회동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의원은 안 후보가 마음을 바꾼 이유에 관해 "진짜 여론이 뭔지 안 후보가 읽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바른미래당에서 같이 선거운동을 했고 안 후보에게 여러 가지 조언도 하고 대화를 나누는 사이였다"며 "(안 후보가 지방선거 참패 후) 한 몇 년간 외국에서 또 다양한 경험도 하고 홀로 성찰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사이) 안 후보 정치가 좀 많이 바뀌었고 성숙됐고 커졌다. 단일화 가능성을 70%라고 봤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근들의 우려도 심경 변화에 계기로 작용했다. 대부분 '단일화를 하자'는 쪽이었다는 말이다. 하 위원장은 "(단일화에) 안 후보의 정치 미래가 있고, 활로가 있다. 그렇지 않고 독자 완주 감행하면 허무개그로 끝나버린다"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안 후보가 단일화에 쉽게 응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는 "안 후보가 정치 구력이 좀 된다. 이번 대통령선거를 끝까지 가보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강하다"고 짐작했다. 이어 "자아를 얼마나 억제하느냐(억제하고 단일화하느냐), 개인 싸움에서 발전했다면 이겨낼 것이라 전망했다"며 안 후보를 추켜세웠다.


야권 '자력으로 승리'낙관하지만..."겸손해야" 지적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 막판 최대 변수로 꼽혔던 야권 단일화가 성사됨에 따라 대선 판도도 요동치게 됐다. 당장 중도층과 부동층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단일화로 인해 대선 투표율이 올라가고 자력 승리가 가능할 거라고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하 위원장은 "지금 20대, 30대가 정치적 각성도 굉장히 높아 투표를 더 많이 할 거고 단일화 때문에 약간 주저하던 사람들도 더 많이 할 것"이라며 "단일화 반발에 대한 결집(을 노려) 민주당 쪽에서도 더 투표를 독려할 거라 투표율이 훨씬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결집에 위기를 느낀 야권 지지층도 투표를 독려, 투표율이 "지난 대선때와 비슷하거나 더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전망이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정권교체 민심을 윤 후보로 최종 결집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같은 당 조경태 선대본 직능총괄본부장은 "단일화로 시너지 효과가 좀더 발휘될 것"이라며 "55% 이상인 정권 교체 열망이 상당히 (윤 후보로)결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 본부장은 다만 안 후보 지지층의 스펙트럼이 다양한 만큼 최종 승리를 무조건 낙관하긴 어렵다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조 본부장은 "정권교체의 열망을 담아내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겸손한 마음을 가지는 것. 우리 진영에서는 그런 마음을 담아서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야권의 최대 숙원인 단일화를 이뤄낸 만큼, 대선 후 이어질 국민의힘·국민의당 간 '화학적 결합'도 비교적 낙관하고 있다. 유세 기간 내내 안 후보를 저격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은 "단일화 대상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 위원장은 "(이 대표 또한 안 후보를) 뒷받침 해주고 본인도 예우를 하겠다고 했다. 굉장히 이성이 앞서는 사람이라 극도로 싸우다가도 최종적으로는 합리적 판단을 한다"고 설명했다. 조 본부장도 "큰 틀에서 합의를 봤기 때문에 작은 부분(갈등)은 극복될 것"이라고 희망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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