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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생활 한옥도 조선시대 고택만큼 보존 가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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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리모델링 업체 '배무이'의 대표인 강동수(27)씨는 8년째 호남 지역의 사라져가는 한옥을 되살리고 있다. 한옥 공사 현장에서 찾기 힘든 청년 목수이기도 하다. 어쩔 수 없이 헐려야 하는 한옥이 있다면 달려가 구조라도 기록으로 남길 만큼 이 일에 열성이다.
아파트에서 자란 그는 10대 때 떠난 유럽 여행을 계기로 오래된 건축물의 보존에 관심을 갖게 됐다. 숙식을 제공하는 대가로 런던, 벨기에 등지에서 집 수리를 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노후한 집을 새로 짓기보다는 고쳐 가며 사는 문화가 인상적이었다. "유럽은 50~100년 된 집이 흔하더라고요. 그런 게 문화 충격이었는데 집으로 돌아오니까 안 보이던 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광주 구도심에 남아 있던 오래된 한옥들 수백 채가 재개발로 한꺼번에 싹 쓸리는 거예요. 너무 안타까웠죠." 한옥을 최대한 보존하겠다는 생각에 그는 이후 전문 교육 기관에서 한옥 건축과 보수 방법에 대해 배웠다.
한옥 리모델링은 신축할 때보다 따르는 제약이 많다. 그는 "리모델링은 신축과 달리 기존 한옥의 어떤 부분이 내려앉았고 썩었는지, 자재가 어떤 시대에 쓰인 건지 연구가 필요하다"며 "특히 골조를 생각하지 않고 땜빵식으로 리모델링한 한옥을 다시 리모델링해야 할 경우 공사가 상당히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만큼 건축물의 역사를 리셋하지 않고 이어나간다는 측면에서 의미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는 "리모델링된 한옥은 기능상으로도 문제가 없고, 기본적으로 디자인도 독보적"이라며 "한옥을 경험해보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도 이런 부분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1970년대에 지어진 광주 도심 속 한옥을 고쳐 산다.
그는 주로 리모델링 현장에서 만나는 1950~1970년대 도심 속 생활 한옥에 대해서도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들도 '한옥사'의 한 조각이라고 생각해서다. 그는 "일부에서는 1970년대, 1980년대 한옥에서 보이는 일본풍, 중국풍을 부정적으로 보기도 하는데, 문화라는 게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고 그대로 받아들인 게 아니라 자기 식으로 소화해냈다면 오히려 더 창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근대화가 100년 만에 압축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한옥 양식도 10년 주기로 기술이나 스타일이 굉장히 빨리 변했다"며 "조선 시대 한옥이나 고택만큼 이 시대 한옥들의 가치를 조명하는 기회도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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