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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를 흡수하라"... 국민의힘 새 전략, '투표로 단일화'

입력
2022.03.02 18:50
수정
2022.03.02 18:5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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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사표론' 앞세워 표 결집 안간힘
"윤석열이 야권 유일 후보" 강조도

2월 25일 서울 상암동 SBS에서 열린 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정치분야 토론회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서로 지나치고 있다. 오대근 기자

2월 25일 서울 상암동 SBS에서 열린 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정치분야 토론회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서로 지나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 대한 미련을 사실상 버렸다. 후보 단일화 협상을 거부하는 안 후보에게 구애하는 대신, 정권 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사표 방지’ 심리를 자극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었다. “안철수 찍으면 이재명 된다”는 위기감을 자극해 안 후보가 가진 5~10%의 표를 흡수하려는 것이다. 이른바 ‘투표로 단일화’ 전략이다.

"투표로 단일화" 공식화한 국민의힘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성사를) 기다리지만 지금으로선 쉽지 않고, 결국 투표로 단일화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간 당 안팎에서 조용히 오르내리던 ‘투표 단일화’가 선대본부장의 입을 통해 공식화된 것이다. 정권 교체를 위해 윤 후보에게 표를 몰아 줌으로써 '단일화 효과'를 내달라는 호소다.

단일화 결렬 이후 국민의힘은 부쩍 “야권 유일 대선후보 윤석열”을 부각하고 있다. 정권 심판론자들의 선택지에서 '안철수'를 지우겠다는 것이다. 이준석 당대표가 1일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이 실질적으로 유일한 야권 후보인 윤 후보에게 집결되고 있다”며 프레임을 띄웠다.

윤 후보도 최근 유세 현장에서 '안 후보'나 '후보 단일화'를 일절 거론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야권 지지층 결집이 이미 시작됐다고 본다. 지난달 27일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 이후 그의 지지율은 6, 7%대를 맴도는 반면, 윤 후보 지지율은 40% 안팎을 유지 중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尹, 사전투표 전 '마지막 구애' 나설까

국민의힘이 안 후보를 깨끗이 포기한 건 아니다. 4, 5일 사전투표 직전에 마지막 '공개 구애'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가 여전히 오르내린다. 안 후보가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성사 여부를 떠나 유권자들에게 "끝까지 노력했다"는 인상을 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권영세 본부장 등 당내 핵심 인사들이 "야권 통합의 끈을 저희가 놓는 일은 없다. 언제든 만나자 하면 차 돌려서 가겠다"고 여지를 두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단일화 결렬 책임 공방에 열 올리는 사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통합 리더십' 이미지를 독식하는 것도 윤 후보에겐 부담이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 정책본부장은 "단일화가 최종 결렬되더라도 포용과 통합의 문제는 여전히 우리가 집권했을 때의 기본 과제"라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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