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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만에 중단된 방역패스… 자영업자 "환영하나 영업제한 마저 풀어야"

입력
2022.03.01 17:00
수정
2022.03.01 17:0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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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11종도 적용 중단
서울 시내 매장들, 첫날부터 QR인식기 치워
자영업계 "인원·영업시간 제한 해제도 시급"
일부 "코로나19 확산세 아직 심한데" 우려도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 카페에 들어온 손님이 방역패스 인증을 켜자 '정부의 방역패스 정책 변경에 따라 3월 1일 0시부터 QR체크인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오고 있다. 이 카페는 계산대 앞에 놓여 있던 인증기기도 철거했다. 김재현 기자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 카페에 들어온 손님이 방역패스 인증을 켜자 '정부의 방역패스 정책 변경에 따라 3월 1일 0시부터 QR체크인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오고 있다. 이 카페는 계산대 앞에 놓여 있던 인증기기도 철거했다. 김재현 기자

"오늘부터 방역패스 인증 안 하셔도 됩니다."

1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신사역 부근 한 카페. 매장에 들어온 손님 2명이 익숙한 손놀림으로 휴대폰에 백신 접종을 인증할 QR코드를 불러내려 했지만, 휴대폰 화면엔 '정부의 방역패스 정책 변경에 따라 3월 1일 0시부터 QR체크인을 이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이들이 카페 직원에게 "인증 안 해도 되나"라고 묻자 "맞다"는 답이 돌아왔다. 직원 김재홍(33)씨는 "본사에서 지침이 내려와 계산대 앞 인증기기도 치웠다"며 "다만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3·1절 공휴일인 이날 식당과 카페에선 QR코드 인식기와 수기 명부가 대거 사라졌다. 정부가 0시를 기해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11종에서 방역패스 적용을 일시 중단했기 때문이다. 방역패스 제도가 지난해 11월 도입된 지 4개월 만에 전면 중단된 셈으로, 의료기관 등 감염취약시설, 50인 이상 모임·집회도 이날부터 중단 대상에 포함됐다.

서울 도심 매장 대부분은 출입구나 계산대에 설치했던 인식기를 치우거나 전원을 껐다. 강남구 소재 김밥집 종업원 정모(46)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QR 인증을 놓고 손님들과 실랑이를 벌이기 일쑤였는데 이제 그런 불편함은 없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객들도 당장 번거로움을 덜었다는 반응이 우세했지만 방역상 우려도 없진 않았다. 이선경(26)씨는 "건물에 들어갈 때마다 QR코드부터 찾는 게 일상이었는데, 이제 하지 않아도 된다니 편해질 것 같다"며 "한편으론 방역패스 중단으로 코로나19 확산이 더 심해질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방역패스 시행이 중단된 1일 점심시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 백신접종 QR코드 인증을 위해 마련된 기기가 꺼진 채 놓여 있다. 연합뉴스

방역패스 시행이 중단된 1일 점심시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 백신접종 QR코드 인증을 위해 마련된 기기가 꺼진 채 놓여 있다. 연합뉴스

자영업자들은 새 조치에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민상헌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 공동대표는 "방역패스 적용 중단에 대한 업주들 반응은 긍정적"이라며 "마스크 쓰기 등 방역수칙 준수가 생활화된 상황에서, 정부가 인위적 제한이 더는 의미가 없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전날 "방역패스 굴레에서 벗어나 사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는 논평을 냈다.

다만 업계에선 그 이상의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영업시간 및 모임 인원 제한 조치 해제가 주요 타깃이다. 송파구 방이동 먹자골목의 구이집 업주는 "저녁 장사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방역패스 중단보단 영업시간 제한 해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전날 논평에서 "정부는 소상공인들이 자율적으로 방역에 참여할 수 있도록 민간자율형 방역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국자영업자비대위는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등에 영업 제한을 풀어달라는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기홍 공동대표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영업 제한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정부도 확진자 관리가 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자영업 경기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후속 조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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