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회생계획안 제출했지만… "회생채권 1.75%만 현금 변제" 채권단 반발

인수대금 3,049억 중 170억으로
회생채권 1.75%만 현금 변제키로
100만원 채권자, 현금 1만7500원 받는 셈

지난달 11일 서울 시내 한 쌍용자동차 대리점 앞을 지나는 시민. 연합뉴스

쌍용차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지 10개월 만에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회생채권 변제율이 1.75%에 불과해 오는 4월 1일 열리는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단의 동의를 받는 데 난항이 예상된다.

쌍용차는 지난 25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의 투자계약 내용을 반영한 회생계획안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회생계획안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오는 4월 1일 오후 3시에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해 4월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했지만, 인수 절차가 지연되면서 지난해 7월 1일까지 제출하기로 했던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을 올해 3월 1일로 연기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10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인수·합병(M&A)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고 지난달 본계약을 체결했다.

쌍용차가 내놓은 회생계획안에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인수대금 3,049억 원을 재원으로 한 채무변제 계획과 주주권리 변경 방안 등이 담겼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쌍용차는 회생담보권 약 2,320억 원과 조세채권 약 558억 원은 관계 법령과 청산가치 보장을 위해 전액 변제하고 회생채권 약 5,470억 원에 대해서는 1.75%만 현금 변제하고 나머지 98.25%는 출자전환하게 된다.

또 지배주주인 마힌드라 보유 주식은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하고, 출자전환 회생채권액에 대해 5,000원당 1주로 신주를 발행한 뒤 신주를 포함한 모든 주식을 보통주 23주를 1주로 재병합한다고 밝혔다. 인수대금에 대해 1주당 액면가 및 발행가액 5,000원의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인수인(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약 91%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이에 따라 예컨대 100만 원 채권을 가진 채권자가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현금은 1만7,500원에 불과하게 된다. 출자전환을 통해 받는 주식도 병합으로 당초 채권액의 4%가량에 불과하다.

쌍용차는 이번 회생계획안이 최종안이 아니며 차후 변제율을 높이는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채권자들의 표정은 싸늘하다. 쌍용차 측은 "인수인 및 이해관계인과 채권 변제율 제고 방안 등을 협의해 관계인집회 직전에 제출하는 회생계획안 수정안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쌍용차의 회생계획안 내용을 전해들은 상거래 채권단은 "말도 안 되는 변제율"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거래 채권단은 채권 확보를 위해 340여 쌍용차 협력업체가 모여 구성한 단체다.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회생계획안이 채권자 및 주주 등 이해관계인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점을 매우 송구하게 생각하며, 6월 말로 예정된 J100의 성공적 출시와 BYD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차 개발 추진, 자구계획 이행 등을 통해 채권자 및 주주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