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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러시아에 국가명 등 사용금지… 도핑에 이어 국제스포츠 '왕따'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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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국제 경기 개최권을 박탈했고 러시아의 국가명, 국기, 국가를 사용할 수 없게 했다. 규탄의 목소리를 넘어 징계와 제재, 보이콧 등 ‘반러시아’ 움직임이 국제 스포츠계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조직적 도핑으로 올림픽에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전 세계적인 ‘스포츠 왕따’로 전락했다.
FIFA는 28일(한국시간) “러시아에서 국제 경기를 개최할 수 없고, 러시아의 홈 경기는 중립 지역에서 무관중 경기로 치른다”며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 국가명 대신 러시아축구협회(RFU) 소속으로 뛰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러시아를 상징하는 국기와 국가 사용 역시 축구경기에서 금지된다. FIFA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유럽축구연맹(UEFA) 등 다른 단체들과 협조해 대회 출전 금지 등 추가 징계 여부를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제재 내용에서 알 수 있듯 경기는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다. 러시아 선수들이 국가명 대신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소속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식으로 RFU 소속으로 뛰면 된다.
FIFA의 이번 결정에 월드컵 예선에서 러시아와 대결을 앞둔 폴란드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체자리 쿨레샤 폴란드축구협회장은 “FIFA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 러시아 대표팀의 이름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들과 경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현재 러시아는 유럽 지역 예선에서 3월 폴란드와 경기해 이길 경우 스웨덴-체코 승자와 맞붙게 돼 있다. 이와 관련해 폴란드, 스웨덴, 체코는 이미 러시아와 경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FIFA는 러시아의 월드컵 예선 퇴출과 관련해서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FIFA가 추가적인 제재를 내놓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규정상 경기를 거부한 팀은 몰수패를 당할 수 있어 현 상태라면 폴란드와 스웨덴, 체코가 피해를 보고 러시아만 오히려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FIFA는 1994년 미국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에 당시 전쟁을 일으켜 유엔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유고슬라비아의 출전을 금지한 사례가 있다. FIFA는 “폴란드, 체코, 스웨덴 축구협회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며 “좋은 해결책을 찾도록 계속 소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종목에서도 ‘반 러시아’ 움직임은 확산되고 있다.
국제스키연맹(FIS)은 지난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러시아에서 대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노르웨이 스키연맹은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등 대회에 러시아 선수의 참가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란 성명을 발표했다.
영국 뉴캐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국제농구연맹(FIBA) 남자 월드컵 예선 B조의 영국과 벨라루스 경기도 취소됐다. 영국이 벨라루스 대표팀 선수들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적극 지지하는 국가 중 하나다.
UEFA는 이미 지난 25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장소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프랑스 파리로 변경했다. 9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F1 월드 챔피언십 러시아 그랑프리 대회도 취소됐다. 국제유도연맹(IJF)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IJF 명예총재 지위를 박탈했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국가 주도로 도핑검사를 은폐ㆍ조작한 사실이 발각돼 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는 제재를 받은 러시아가 이번엔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으로 국제스포츠계에서도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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