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접종률 61%인데... 방역패스 중단으로 동력 상실한 백신 접종

입력
2022.02.28 18: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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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접종까진 마무리해 달라" 권고에도
전문가들 "추가 접종 인원 급감" 예상

부산 남구보건소 의료진이 28일 남구의 한 가정집을 방문,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에게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을 주사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부산 남구보건소 의료진이 28일 남구의 한 가정집을 방문,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에게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을 주사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도입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3월 1일부터 전면 중단되면서 정체에 빠진 3차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데도 제동이 걸렸다.

2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3차 접종을 마친 비율은 전 국민의 61.1%에 머물고 있다. 18세 이상으로 따져도 70.8%에 그친다. 12세 이상의 1·2차 접종률이 95% 안팎인 것에 비하면 한참 낮은 수치다. 6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3차 접종에 집중했던 지난해 12월 49만 건에 달했던 접종 건수는 이달 15만 건에도 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청장년 3차접종 유인책 떨어져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 동력이 떨어질 걸 인정하면서도 뾰족한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방역패스 중단으로 청·장년층의 3차 접종에 대한 유인책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오미크론 대응을 위해서 꼭 필요한 3차 접종까지 마무리해주길 당부한다"고만 했다.

더욱이 4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던 청소년 방역패스도 함께 백지화했다. 이에 따라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소아·청소년에 대한 예방접종도 추진 동력을 잃었다. 청소년 3차 접종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명분을 잃어가는 분위기다. 정 청장은 "오미크론 특성에 따라 낮아진 위중증률, 심근염 등 접종 후 이상반응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건강에 주는 이득과 위해 정도를 따져 재평가하고 있다"며 "추후 청소년 3차 접종에 대한 방침이 결정되면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접종자 치명률 독감의 최대 7배

정부는 방역패스 중단을 선언한 이날에도 3차 접종 필요성을 강조했다. 3차 접종 완료자의 오미크론 치명률은 0.08%로 계절독감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미접종자의 치명률은 0.6%로 계절독감의 5~7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백신 접종의 동력을 잃은 상황에서 정부의 접종 권고를 국민들이 받아들이겠냐고 반문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차 접종을 하지 않은 젊은 층은 대부분 '걸릴 테면 걸려 보지' 식으로 나올 것"이라며 "앞으로 추가 접종 인원이 급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방역패스를 대체할 예방접종 동력 유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접종 효과를 지속적으로 설명하는 것 외에는 정부도 마땅한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부터 정신의료기관·정신재활시설·정신요양시설에 입원·입소 중인 18세 이상 환자와 종사자에게 4차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에 이어 4차 접종 대상이 추가된 것이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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