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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태풍 피해 17조원, 조개 사라져... IPCC가 경고한 한국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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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태풍 피해가 최대 17조 원에 달하고, 온열질환으로 사망자가 늘어나며, 조개는 자취를 감추고 어류 생산량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서울은 세계 주요 도시 중 홍수 위협을 가장 크게 받을 것이며, 해안홍수 취약인구는 3배로 늘어난다.
28일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가 발표한 제6차 평가보고서 제2실무그룹 보고서와 관련 논문에 담긴 한국의 모습이다.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2030년 중반 이후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때 펼쳐질 모습을 제시했다.
현재 국내 온열질환 위험수준, 즉 습구흑구온도지수(WBGT)는 섭씨 25도 이하인데, 이 지수는 26~29도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지역은 30도가 넘는다.
WBGT란 온도·습도 등을 종합해 열사병 등 위험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고용노동부의 고열작업환경 관리지침에 따르면 WBGT가 25.9도를 넘으면 사업장은 단계별 휴식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농업·건축업 등의 야외노동자는 물론, 냉방이 잘 되지 않는 실내 공간 작업자의 생명도 위협받고 생산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급격한 온실가스 감축을 하더라도 한국의 농업부문 노동력은 약 3% 감소한다는 전망이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는 2050년 4%, 2090년엔 8%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폭염이 가장 심했던 2018년 온열질환 사망자는 162명이다. 다만 배출량을 급격히 감축하면 사망자 증가는 2%에 그칠 전망이다.
2030년 이후 태어나는 아이들은 조개를 먹어보지 못할 수 있다. 2030~2050년 조개류 생산량은 2010~2030년 대비 9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실상 멸종 수준이다. 어류 생산량 역시 절반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어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기상이변도 잦아진다. 2020년 여름, 역대 최장기간(54일)의 장마로 사망자 46명, 이재민 약 7,000명이 발생했던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태풍 피해가 반복돼 연간 손실액은 최소 6조 원에서 최대 1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천 범람으로 인한 피해도 연간 약 5조~6조 원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열대성 태풍으로 인한 연간 손실액이 가장 큰 10개국에 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서울을 세계 주요도시 중 홍수의 위협을 가장 크게 받는 곳 중 하나로 꼽았다. 부산은 해수면 상승으로 2070년 연간 약 3조6,000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인천은 약 1조2,000억 원, 울산은 약 7,000억 원의 피해가 발생한다. 현재 해안홍수에 취약한 인구는 약 110만 명이나, 이번 세기 말 3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공급망이 피해를 보면서 경제도 쇠퇴한다. 보고서는 2011년 태국 홍수가 반도체 생산 라인을 강타해 세계 생산량이 2.5% 감소한 것을 예로 들었다. 이번 세기 말 각국의 국내총생산(GDP)은 기후위기가 없을 때보다 약 10~23%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더 피해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 저자인 아로말 레비 인도 인간정주연구소 소장은 "한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빈부격차에 따라 피해가 극대화될 것"이라며 "경제개발을 이유로 기후위기 대응을 도외시한다면 치러야 할 대가는 더 커진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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