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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사퇴해라" 단일화 문자폭탄 3만개... 누가 번호 뿌렸나

입력
2022.02.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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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단일화 결렬 과정 밝힌 기자회견 날
안철수 "국민의힘이 제 번호 유출" 의혹 제기
'권영세의원 용산방' 캡처 화면이 불 지펴
국민의힘, "당과 무관"...지지자에 자제 요청

당(국민의힘)이 어떤 채널을 통해 제 번호를 지금 이 순간에도 뿌리는 걸로 압니다.

2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7일 오전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하고,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 후보는 휴대전화를 꺼내보이며 "(국민의힘 측이) 전화, 문자 폭탄을 보내고 있다. 이러고도 같은 협상 파트너라고 생각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7일 오전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하고,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 후보는 휴대전화를 꺼내보이며 "(국민의힘 측이) 전화, 문자 폭탄을 보내고 있다. 이러고도 같은 협상 파트너라고 생각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7일 자신의 사퇴를 종용하는 3만 개의 문자 폭탄을 받았다며 국민의힘 측에서 의도적으로 번호를 유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안 후보의 연락처를 공유하는 '권영세의원용산방' 캡처 화면이 떠돌았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사무총장 겸 선거대책본부장이다.

국민의힘 측은 그러나 문자폭탄은 당과는 관련없는 지지자들의 자발적 행동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지지자들에게 "문자폭탄 자제"를 공개 요청했다. 단일화 결렬 후폭풍으로 떠오른 문자 폭탄 공방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 봤다.


尹 단일화 기자회견 후, 安 "문자폭탄 보내는 게 협상 자세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7일 오전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민의힘 측이 전화·문자 폭탄을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은 안 후보의 휴대전화에 1만8,000여 통의 확인하지 않은 문자 메시지가 쌓여 있는 모습과 함께 '나라를 살리고 차기 대통령이 되려면…'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도착하는 모습이다. 목포=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7일 오전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민의힘 측이 전화·문자 폭탄을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은 안 후보의 휴대전화에 1만8,000여 통의 확인하지 않은 문자 메시지가 쌓여 있는 모습과 함께 '나라를 살리고 차기 대통령이 되려면…'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도착하는 모습이다. 목포=연합뉴스

안 후보가 '국민의힘 문자폭탄 배후설'을 제기한 것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었던 날이다. 윤 후보는 합의 직전까지 갔으나 분명한 이유 없이 안 후보 측으로부터 결렬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24일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보낸 문자까지 공개했다.

안 후보는 그러나 문자를 받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의힘 측 문자폭탄 때문에 휴대전화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맞받았다. 그는 "지금 이 시간에도 울리고 있고 휴대전화가 뜨겁다"고 취재진에게 휴대폰을 내밀기도 했다. 안 후보 휴대폰에는 확인하지 않은 문자가 1만8,000통 정도 쌓여 있었다.

안 후보는 윤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약 3만 통의 문자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당(국민의힘)에서 어떤 채널을 통해 제 번호를 지금 이 순간에도 뿌리는 걸로 안다""이런 짓이 협상 파트너로서의 태도인지, 당에서 공식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날 저녁 온라인 커뮤니티선 '권영세의원 용산방' 화면 퍼져

27일 늦은 오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됐던 '권영세의원 용산방'이라는 이름의 단체 채팅방.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 측은 이후 권 본부장과는 관계없는 지지자들의 대화방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7일 늦은 오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됐던 '권영세의원 용산방'이라는 이름의 단체 채팅방.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 측은 이후 권 본부장과는 관계없는 지지자들의 대화방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리고 이날 저녁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엔 '권영세의원 용산방' 캡처 화면이 퍼졌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국민의힘 문자폭탄 배후설이 진짜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캡처 화면을 보면 단톡방 이용자는 한 휴대폰 번호를 공유한 뒤 "안철수 휴대폰입니다. 단일화 전화, 문자 많이 주세요"라고 남겼다. 이어 "지인한테 받았는데 폰 연결이 안 되고 소(리)샘으로 하라네요. 폰 번호가 맞는지 확인이 안 되네요. 카톡 사진이 없어서요. 샬롬"이라고 했다. "진짜면 추잡", "정치 참 더럽게 한다"는 것이 누리꾼들의 반응이었다.


국민의힘 "문자폭탄, 민주주의 병들게 하는 MSG" 자제 요청

국민의힘이 공개한 윤석열 대선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그래픽=신동준 기자

국민의힘이 공개한 윤석열 대선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그래픽=신동준 기자

이튿날인 28일 국민의힘 측은 문자 폭탄이 당과는 무관함을 밝혔다. 먼저 권 본부장 측은 한 언론에 "해당 대화방은 권 의원이 있지 않은 용산 지역 내 지지자 톡방으로 파악됐다. 홍보나 소통을 위해 공식적으로 활용되는 대화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윤재옥 선대본부 부본부장도 이날 선대본부 회의에서 "결코 원하는 결론에 이르는 데 도움 주지 않을 것"이라며 "안 후보에게 문자폭탄을 자제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 부본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겨눠 "문자폭탄이란 양념은 MSG 가득한, 민주주의를 병들게 하고 정치 건강을 해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2017년 19대 대선에서 문 대통령은 지지층의 '문자폭탄'을 "경쟁을 더 흥미롭게 해주는 양념"이라고 비유해 논란이 일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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