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의 반박 "윤석열의 단일화 회견은 허위 내용에 책임 회피"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
"최진석이 단일화 제안? 尹 지인이 먼저 통화 제안"
"이태규가 전권 갖고 협상? 전권 임할 수 없는 사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결렬된 단일화 물밑협상 경과를 공개하는 등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례적으로 야권 단일화 결렬과 관련한 물밑협상 경과를 공개하는 등 단일화 무산 책임론에서 벗어나려는 제스처를 취한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측은 "허위 내용일 뿐만 아니라 책임회피" "단일화 관련해 곰탕을 끓이지 말라" "단일화 가능성 없다" 등으로 맹비난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날 윤 후보의 단일화 협상 경과 공개 기자회견에 대해 "윤 후보의 책임회피 기자회견을 통해서 나온 엉터리 단일화 경과 내용"이라며 비판했다.

'단일화 여지가 남아 있느냐'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 받겠다고 하면 받겠느냐'는 질문엔 "윤 후보가 본인들도 더 이상 단일화 관련해서 곰탕 끓이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잘 지키리라고 생각한다"며 "단일화와 관련된 여론조사에 대한 제안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최진석 위원장이 단일화 제안? 전혀 사실 아냐"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영상 캡처

권 원내대표는 윤 후보가 밝힌 단일화 물밑협상 경과 내용에 대해 "그 내용조차 허위 과정의 내용들일 뿐만 아니라 '단일화와 관련된 책임회피를 후보가 직접 귀한 시간에 유세를 취소하면서까지 진행하는구나' 그런 생각이었다"며 일갈했다.

윤 후보는 전날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어 안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과정을 공개하며 자신이 단일화에 적극적이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자 단일화 변수를 의식하면서, 단일화 결렬 책임은 '안 후보의 표리부동한 태도' 때문이라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윤 후보는 7일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전화해 단일화를 제안했고, 전폭 수용할 의사를 밝히며 공동정부까지 구성 가능하다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또 11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본부장이 비공개 회동을 통해 공동선언문 작성에 공감했으며, 이를 토대로 13일 안 후보가 여론조사 경선방식 단일화를 제안, 18일 장 의원과 이 선대본부장이 회동을 통해 두 후보 회동 추진 합의 등의 내용을 공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8일 전북 고창군 고창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권 원내대표는 윤 후보가 공개한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우선 최 상임선대위원장과 관련된 부분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윤 후보와 최 위원장을 모두 잘 아는 지인이 (최 위원장에게) '윤 후보가 통화를 원하니 한번 해보시라'고 해서 전화를 걸었더니 윤 후보가 받지 않았다. 그래서 (최 위원장이) 지인에게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얘기를 했다"며 "지인이 잠시 후에 '지금 전화하면 받을 것"이라고 해서 통화한 사실이 있다"고 했다.

이어 "그 통화에서 윤 후보 본인이 (안 후보가) 사퇴를 할 경우 어떠한 제안을 할 것인지를 주저리주저리 얘기를 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 측이 통화를 원해서 최 위원장이 전화를 한 것이며, 단일화 제안을 최 위원장이 먼저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얘기다.

"정제원-이태규 새벽 협의? 만난 게 아니라 통화한 것"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의사 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또 권 원내대표는 윤 후보가 이태규 선대본부장이 전권을 가지고 장제원 의원과 협상했다는 것에도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전권을 가지고 협상에 임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안 후보가 단일화 제안을 여론조사 방식에 의해서 하자고 제안하지 않았나. 윤 후보 측은 단일화와 관련해서 단일화가 아니라 안 후보가 사퇴하라는 입장을 가지고 나온 것"이라고 피력했다.

권 원내대표에 따르면 윤 후보 측은 안 후보가 사퇴했을 때 '이러이러한 제안을 하겠다'는 입장이었고, 안 후보 측은 '사퇴는 말도 안 되고 여론조사 방식에 의한 단일화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서로 전혀 다른 입장을 가지고 만났기 때문에 무언가 협상을 한다는 게 말로 설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밝힌 26일 오후 2시~4시 장 의원과 이 선대본부장 만나 단일화 최종안 만들고, 27일 오전 0시 30분~4시까지 협의 관련해서도 "사실이 아닌 (오후 만남은) 그냥 이야기나 들어보자 차원의 '차(茶)담회'"라고 주장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 연합뉴스

권 원내대표는 "최종적인 합의를 했다는 부분은 단일화 관련된 합의가 아니라 기자회견, 윤 후보의 기자회견 문구와 관련된 합의"라며 "두 후보가 주말 동안 만나도록 하겠다는 합의가 장 의원과 이 선대본부장이 26일, 27일 사이에 노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관련 합의가 아닌 윤 후보의 단일화 제안 관련 기자회견에 대한 '문구' 합의라는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그 노력의 일환으로 윤 후보가 만나자라는 그런 기자회견을 하면서 제안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서로 오고 가고 했다. 그러한 회견을 할 때 어떤 내용으로 회견을 할 것이냐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0시 30분~4시까지의 협의에 대해서는 "새벽 내내 진행됐다는 것도 만난 게 아닌 (전화)통화"라고 답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