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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결렬' 각오한 윤석열... D-10 '지지율 결집'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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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7일 이례적으로 단일화 물밑협상 경과를 공개한 것은 '단일화 결렬'을 염두에 둔 승부수로 볼 수 있다. 윤 후보가 단일화를 위한 회동 성사를 위해 노력을 다했음에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표리부동한 태도가 물밑협상이 중단된 원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단일화 무산 책임을 안 후보에게 넘김으로써 다자구도에서 분산돼 있는 '정권교체' 여론을 윤 후보 쪽으로 최대한 끌어모으려는 전략이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박빙판세가 전개되는 것도 윤 후보가 더 이상 단일화 협상에만 매달릴 수 없도록 하는 요인이다.
이날 오전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이 공지됐을 때만 해도 두 후보 간 단일화에 대한 합의를 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 오히려 국민의힘이 공개한 협상 경과 내용도 윤 후보가 단일화에 보다 적극적이었다는 것을 부각했다. 윤 후보가 회견에서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진실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왔다"며 '진정성'을 강조한 이유다.
국민의힘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7일 윤 후보에게 직접 전화해 단일화 조건을 먼저 제안했고, 윤 후보가 "공동정부까지 구성 가능하다"고 화답하며 즉시 회동하자는 의사를 전달했다. 전날에도 윤 후보의 최측근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인 이태규 의원이 양측의 전권대리인으로서 합의 직전까지 갔으나, 분명한 이유 없이 결렬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특히 윤 후보는 26일 양측이 '후보 단일화 협상에 관한 최종합의'를 이뤘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 측은 최종합의와 관련해 '정치·정권·시대교체를 위한 국정 운영의 동반자'를 선언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두 후보가 (당선 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공동 운영하고, 공동 정부를 꾸려 국정 운영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했다. 다만 "특정 자리를 제안하거나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경선과 관련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정작 여론조사 국민경선 논의 여부를 두고 양측은 진실 공방을 벌이며 감정의 골만 확인했다. 윤 후보는 "여론조사 얘기는 한 번도 나온 적이 없고 여론조사 방식에 역선택을 포함할지에 대한 논의도 협상테이블에 오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전남 여수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테이블에 저희가 그것을 올렸는데 없었다는 건 협상 상대자로서 도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 측을 대표했던 이태규 의원은 윤 후보의 협상 경과 공개에 대해 "스스로 진정성을 부정하는 모순된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단일화에 말을 아껴온 윤 후보가 180도 태도를 바꾼 이유는 최근 박빙으로 돌아선 판세과 무관치 않다. 선거 막판 단일화 협상에 매몰될 바에야 차라리 정권교체 여론을 결집시키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 지표를 보면 여권 지지층의 결집이 강화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KBS·한국리서치 조사(24~26일 실시) 결과, 이 후보와 윤 후보는 39.8%로 동률이었다. 직전 조사(7~9일 실시)와 비교하면 이 후보가 5.8%포인트 상승한 반면 윤 후보는 2.1%포인트로 상승에 그쳤다. 민주당이 최근 정치개혁안을 고리로 안 후보에게 구애의 손길을 내미는 것도 국민의힘으로선 골칫거리다.
투표용지 인쇄일 전 단일화가 물 건너가면서 대선은 다자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투표용지에는 이날 자정을 기준으로 등록된 대선후보가 기호순으로 인쇄된다. 국민의힘은 사전투표 시작일(3월 4일)을 '2차 데드라인'으로 보고 단일화 가능성을 닫지는 않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 관계자는 "0.1%의 추가득표를 위해서라도 단일화는 끝까지 열어두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다만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사전투표 전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엔 투표소에 사퇴 안내문만 게시된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한국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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