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野 단일화 협상 과정서 재등장... 민주당 "국민 우롱"

입력
2022.02.27 17:30
수정
2022.02.27 18:46
2면
구독

장제원, 단일화 협상서 전권대리 역할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 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 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대선을 불과 열흘 앞둔 27일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이 재등장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단일화 협상 경과를 설명하는 도중 대표적인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을 '전권대리인'으로 지목한 사실을 밝히면서다. 지난달 초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으로 당 내홍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났던 장 의원이 여전히 윤 후보의 신망을 받으면서 단일화 물밑협상을 주도해온 게 밝혀진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 대해 "전권을 부여받은 양쪽의 대리인들이 만나 진지한 협상을 이어왔다"며 "전권대리라는 것은 대리인 간 회동에서 합의가 되면 그 자체가 (후보 간) 합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전권대리인이 장 의원이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장 의원은 지난 10일부터 윤 후보를 대신해 단일화 실무협상에 나섰다. 장 의원도 이날 취재진과 만나 "윤 후보가 내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해서 상당 부분 재량 발휘가 가능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한때 극심한 내홍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장 의원이 다시 거론되면서 국민의힘에선 상당히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당내 '거간꾼'이 너무 많아서 윤 후보의 뜻이 왜곡돼 안 후보 측에 전달되는 문제가 나타나면서 소통 채널을 정리할 필요가 생겼다"며 "권성동, 장제원 의원이 전권대리인으로 거론됐고 장 의원이 최종 낙점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도 이 같은 시선을 의식한 듯 "장 의원의 매형이 카이스트 교수인데, 안 후보와 가까운 사이로 알고 있다"며 "(안 후보에게) 의사를 전달하기가 편하지 않겠나 생각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선에서 후퇴한 것으로 알려진 '윤핵관'이 선거캠프 내 중요 결정을 좌지우지했다는 증거라며 공세에 나섰다. 우상호 민주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윤 후보가) 겉으로는 윤핵관을 뒤로 놓는다고 해놓고 중요 결정은 전부 윤핵관을 통해서 했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재진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