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문자까지 공개하며 '책임 전가'...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파국 수순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대선의 최대변수였던 야권 후보단일화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27일 후보 단일화 협상 경과를 상세히 공개하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게 책임을 넘겼다. 안 후보는 윤 후보 측 제안에 대해 "고려할 가치가 없었다"며 협상 자체를 부인했다. 양측이 단일화 결렬의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하면서 투표용지 인쇄일(28일) 전 단일화는 무산됐다.
윤 후보는 27일 예정됐던 경북 유세를 일부 취소하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 자리에서 "오전 9시 단일화 최종 결렬 통보를 받았다"며 "안 후보가 지금이라도 시간과 장소를 정해준다면, 제가 지방에 가는 중이라도 언제라도 차를 돌려 찾아뵙고 흉금을 터놓고 얘기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열망인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통합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막판 단일화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윤 후보는 그러나 회견에서 자신의 단일화 노력을 설명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①양측 전권대리인의 최종 합의에도 안 후보 측이 추가 명분을 요구했고 ②안 후보 자택을 방문하려 했으나 안 후보가 목포로 이동했으며 ③회동을 공개적으로 제안해달라는 안 후보 측 요청을 수락했음에도 안 후보가 결렬을 통보했다면서다. 최종 결렬된 이유와 관련해선 "그쪽(안 후보 전권대리인)에서도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다"며 안 후보에게 책임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국민의힘은 작심한 듯 A4용지 5장 분량의 단일화 협상 경과와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 3일부터 양측 인사가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주고받으며 물밑협상을 진행한 내용이 담겼는데, 윤 후보가 지난 24, 25일 두 차례에 걸쳐 "정권교체를 위한 열망은 안 후보님과 저의 생각이 일치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며 "전화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한 문자 내용도 포함됐다.
물밑협상 내용까지 공개한다는 것은 사실상 상대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윤 후보가 책임 공방을 감수하고서도 협상 경과를 공개한 것은 단일화 최종 결렬 시를 감안한 '출구 전략' 차원이다. 안 후보의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의 제안에도 윤 후보가 답을 주지 않아 단일화가 지지부진하다는 여론의 인식을 불식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그간 물밑협상을 들춰내 자신은 최대한 노력을 했으며 '단일화 결렬' 책임은 안 후보에게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안 후보는 즉각 반발했다. 호남 유세 중인 안 후보는 이날 취재진을 만나 "(윤 후보 측에서) 얘기를 해보자는 제안을 해서 어떤 말을 할 것인지 이태규 선거대책본부장이 듣기로 한 것"이라고 협상 자체의 의미를 축소했다. 또 "아침에 전해온 내용을 듣고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협상 시한이 종료됐다고 분명히 선언했다"고 덧붙였다.
정치개혁안을 내세워 안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낸 더불어민주당은 "윤 후보가 '안철수 책임론'에 불을 지피려는 것"이라며 "단일화는 끝났다"고 평가했다. 우상호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윤 후보가 두 후보 사이에 오갔던 협상 과정을 밝힌 것은 '단일화 포기 선언'으로 보인다"며 "결렬의 책임을 자신이 지고 싶지 않다는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