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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싸울 필요 없는 평화" vs 윤석열 "힘에 의한 평화"... '안보관'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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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2차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남북관계와 외교안보 정책 방향을 놓고 선명한 ‘안보관’ 차이를 드러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한반도 위기관리 대책이 화두로 떠오르자 “전쟁 자체를 없애는 평화체제 정착”을 주장한 이 후보에 맞서, 윤 후보는 “힘에 의한 도발 억지력”이란 정반대 해법을 제시하며 정면 충돌했다.
포문은 이 후보가 열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언급한 뒤 “무력으로 억지력을 키워 이기는 것은 하책”이라며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 평화”라고 말했다. 반면 윤 후보는 “우리가 힘으로, 군사력으로 억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면 6ㆍ25전쟁 같은 참극을 안 겪었을 것”이라면서 “북한에 집착한 정부의 외교 기조는 미중북일 모두로부터 외면당했다. 그래서 원칙과 당당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했다.
두 사람은 각자 ‘초보 정치인’ ‘잘 모르는 후보’로 상대를 깎아내리며 가시 돋친 말을 주고받았다. 이 후보는 “우크라이나에서 6개월 된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가 가입을 허락하지 않는데,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해 충돌했다”며 “외교 실패가 전쟁을 불러온 극명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정치경력이 일천한 코미디언 출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무능을 정치 신인 윤 후보에 빗댄 것이다.
그는 이어 “전쟁은 정치인들이 결정하고 전장에서 죽는 것은 젊은이”라며 “윤 후보는 너무 거칠고 난폭하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주장하는 대북) 선제타격은 전쟁 개시인데, (발언을) 철회할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이 후보 안보관이 부족하고 내용을 잘 모르는 듯하다”고 맞받았다. 이어 “평화는 억지력이 있어야 하고 선제 타격 능력을 확보하고 의지를 보여야 전쟁을 예방한다. 그런 유약한 태도로는 오히려 더 평화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또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는 각도는 다르지만 확실한 힘과 동맹이 있어야 한다”면서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 안 했는데 종전선언을 강조하는 게 우크라이나와 동일한 위협을 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 후보는 재차 “윤 후보는 전쟁을 정말 너무 쉽게 생각한다. 말만 세게 할 게 아니라 실전에 대비를 철저히 하면서 외교적으로 협의와 소통을 잘해야지 큰 소리 뻥뻥 친다고 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윤 후보도 “극초음속 미사일이 날아오는데 저런 말을 해서, 대통령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참 걱정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안보 분야에선 대체로 윤 후보에게 질문이 집중됐다. 여전히 ‘선제타격’과 ‘확장억제력’이 공세 표적이 됐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윤 후보의 대북 선제타격론을 두고 “대통령으로서 할 말이 아니다”라며 “군사 전략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즉각 “국가 안보를 위해 중층미사일 방어가 필요하고, 그 방어를 위해서 한미 간 항시정찰 자산이 공유돼야 하는 건 명백한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핵공유’ 문제에 관해 윤 후보와 설전을 벌였다. ‘북핵 확장억제의 구체적 방안은 무엇이냐’는 안 후보의 질문에, 윤 후보는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아시아 지역에 배치한 전술핵으로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안 후보가 “확실한 핵공유 협정이 필요한데 미국 본토에 있는 ICBM을 쓰자는 건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하자, 윤 후보는 “전술핵을 미군 전투기가 싣고 가서 대응하는 것보다 캘리포니아 반덴버그에 있는 전략핵의 폭발력을 조절해 전술핵처럼 쓰는 게 시간적으로 더 적게 걸린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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