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업계가 25일부터 우크라이나 사태 본격 대응에 들어갔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에 따라 경제ㆍ산업 전반에 걸쳐 ‘우크라이나 리스크’가 일제히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범정부 비상TF 가동, 기업 영향 및 애로 실시간 파악, 관세 및 무역금융 지원 등 단기 대응체제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미국의 러시아 경제제재에 따른 영향 분석과 함께 수출입 대체선 강구 등 피해 최소화 노력을 벌이는 중이다.
단기 충격은 일단 제한적일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나라와 러시아ㆍ우크라이나 교역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러시아 수출입 규모는 각각 99억8,000만 달러(약 11조9,000억 원)와 173억5,700만 달러였다. 전체 수출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1.5%, 2.8%다. 우크라이나 교역 규모는 러시아보다도 적어 전체 수출입 비중은 0.09%, 0.05%에 불과하다. 국내 금융사 등의 러시아 익스포저(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거래액)도 전체의 0.4%에 그친다.
문제는 사태 파장이 단기적이고 직접적인 범위를 훨씬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이미 전면전이 벌어진 만큼, 사태 안정을 위한 외교협상이 진행돼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 경우 미국이 제재 차원에서 우리에게 요구하는 반도체, 전자ㆍ정보통신 등 50여 개 품목 수출 통제의 영향은 누적ㆍ증폭될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에너지다. 우리나라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지난해 기준 5,375만 배럴로 전체 수입량 중 5.6% 정도다. 대체 수입선을 가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러시아산 공급 차질로 전체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화하면 산업 전반에 걸쳐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기 십상이다. 우크라이나산 곡물 공급 차질 역시 유사 경로를 통해 부담이 누적된다. 정부와 업계는 단기 대응책을 넘어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를 강구할 필요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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