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인쇄' 눈앞...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담판 성사되나

입력
2022.02.26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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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단일화 결렬 책임 크다' 여론 부담
安 생일·서울 유세 겹치는 26일 유력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답변에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드는 모습. MBC 유튜브 캡처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답변에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드는 모습. MBC 유튜브 캡처

야권 후보 단일화 불씨를 살리기 위한 국민의힘의 속내가 복잡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던 1주일 전만 해도 '급할 것 없다'는 분위기였지만, 투표용지 인쇄일(28일)이 다가온 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다시 박빙구도로 짜이면서다. 지지부진한 단일화 협상의 책임에 대해 윤 후보를 겨냥하는 여론의 시선도 부담이다. 윤 후보가 돌파구 마련을 위해선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으면서 이번 주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담판이 성사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지지율 박빙·단일화 효과 반감' 우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25일 단일화를 위한 내부 논의를 이어갔다. 그간 여러 협상 채널로 국민의당 측 의중을 들어왔다면, 선대본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을 향한 단일화 시그널도 꾸준히 보내고 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이 전날 안 후보에 대한 공세를 계속해온 이준석 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입단속을 요청한 게 대표적 사례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두 후보의 주말 회동에 대해 "개인적으로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윤 후보도 이를 의식한 듯, 주변에 "상대의 감정을 건드릴 만한 말을 하지 말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고 한다.

20일 안 후보의 결렬 선언 전까지도 국민의힘은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다수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고, 선거가 다가오면서 사표 방지 심리가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컸다. 4자 대결에도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1주일 만에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다시 오차범위 내 승부를 벌이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단일화 결렬이 지지율 변화에 영향을 줬다는 게 국민의힘 판단이다. 이 틈을 타 이 후보가 '정치개혁'을 고리로 안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것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28일 투표용지 인쇄 이후엔 단일화 효과도 반감하기 때문에 윤 후보가 주말을 활용한 담판을 서둘러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긴급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긴급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尹이 단일화 결렬 책임 크다' 여론 부담

'단일화 결렬 책임론'이 윤 후보를 향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22, 23일 실시된 MBC·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단일화 결렬과 관련해 "윤 후보의 책임이 크다"는 응답이 46.7%로, "안 후보의 책임이 크다"는 응답(32.0%)보다 많았다.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도 윤 후보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22~24일 실시) 결과에서도 윤 후보는 지난주 대비 4%포인트 하락한 37%를 기록했고, 이 후보는 같은 기간 4%포인트 상승한 38%였다.

안 후보는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안 후보가 완주 의지를 밝히면서도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은 것은 윤 후보가 먼저 움직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지난달 초와 같은 거침없는 상승세는 사그러들었지만, 단일화 여부와 관계없이 10% 안팎의 꾸준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尹 '安 생일' 축하하며 계기 만들 수도

결국 키는 윤 후보가 쥐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윤 후보의 발언이나 행동만이 유의미하다"고 밝혔다. 두 후보의 주말 일정을 감안하면, 둘 다 서울에서 유세를 벌이는 26일에 담판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안 후보 생일(26일)을 회동 성사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윤 후보는 24일에 직접 안 후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안 후보가 받지 않아 문자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후보가 사전조율 없이 안 후보 자택 등을 찾아가는 것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당에서 '보여주기식' 연출로 윤 후보 지지율만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서로 신뢰할 수 있도록 진정성을 보여주면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엇갈린 시각

두 후보간 단일화에 대한 시각은 이날 SBS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TV토론에서도 엇갈렸다. 안 후보는 "지금 양당의 단일화가 열려 있느냐"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질문에 "이미 다 결렬됐다고 선언했다"고 답했다.

심 후보가 바로 윤 후보에게 "(단일화가) 더 추진될 가능성이 없느냐"고 묻자, 윤 후보는 "이자리에서 말씀드리긴 뭐해도 저희도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이후 "윤 후보에게 '경선으로 하자'는 말씀을 드렸고, 거기에 대해 생각이 없으면 이미 다 끝난 일"이라며 "분명히 정리하면 좋겠다"고 못박았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한국갤럽, 코리아리서치나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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