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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드 타는 농부’ 이충민 “베이징 깜짝 메달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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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민(36) 이제혁(25) 박수혁(22)으로 구성된 ‘파라 스노보드 삼총사’가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에서 깜짝 메달을 예고했다.
이들 3명은 내달 4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하는 베이징패럴림픽 파라 스노보드 종목 중 보드크로스와 뱅크드슬라롬(지체 및 절단)에 출전한다. 파라 스노보드는 2018 평창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가장 늦둥이 종목이다. 스노보드 크로스는 다양한 지형지물(뱅크, 롤러, 스파인, 점프 등)을 빠르게 통과하는 경기다. 뱅크드슬라롬은 기문 코스를 회전하며 기록을 다툰다.
먼저 이충민은 타고난 운동 선수다. 중학교 시절엔 중장거리 육상선수로, 고교 때는 합기도 사범 자격증을 땄다. 대학에서도 경호경찰학을 전공하며 태권도ㆍ유도 단증을 추가했다. 하지만 2012년 교통사고로 오른팔을 잃은 뒤 운동 열정을 잃었다고 한다.
이충민은 그러나 두 딸에게 당당한 아빠가 되고 싶어 장애인 스포츠를 접했고 예전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되찾았다. 처음엔 어릴 때부터 익숙했던 태권도로 시작했다. 2019년과 2021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선 깜짝 은메달을 목에 걸며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스노보드에서도 단기간에 국가대표에 선발되며 ‘운동의 달인’임을 증명했다. 타고난 운동 체질인데다 태권도로 다져진 하체 근력이 좋아 스노보드에 제격이라는 평이다. 최근엔 피하, 호이푸겐에서 열린 유로파컵에서도 거푸 1위에 오르며 기세가 날카롭다.
이충민은 자신을 “농사일을 하는 12년 차 농부”라고 소개했다. 2011년부터 충북 진천의 비닐하우스에서 수박 농사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각종 채소뿐만 아니라 작은 축사에서 한우까지 키우는 2,500평 규모의 어엿한 영농후계자다. 그는 “대한민국 농부의 힘을 보여주겠다. 후회 없이 즐기고 싶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비장애인 스노보드 선수’ 출신의 이제혁과 ‘막내 고참’ 박수혁도 예열을 마쳤다.
이제혁은 장애를 얻기 전인 2011년엔 스노보드 선수로 활동했다. 그러다 스케이트보드를 활용한 훈련 도중 발목 부상을 입었는데, 2차 감염으로 번지며 왼쪽 발목 기능을 잃었다. 이후 스노보드는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평창패럴림픽은 전환점이 됐다. 선수들의 열정과 투지로 가득찬 경기 모습을 직접 목격한 이제혁은 그해 여름 다시 보드 위에 올랐다. 이듬해인 2019 빅화이트 월드컵에서 6위를 기록하더니 2022년 유로파컵대회에선 두 번이나 1위에 올랐다. 이제혁은 “나에게 이번 패럴림픽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라며 “베이징에선 크로스에서 은메달, 다음 밀라노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선천적으로 오른손이 없는 박수혁은 스노보드 삼총사 중 나이는 막내지만, 2016년부터 선수로 활동한 가장 선배다. 평창에 이어 두 번째 패럴림픽 도전이다. 형들인 이충민과 이제혁은 2019년부터 스노보드를 시작해 동계패럴림픽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릴 땐 하루종일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게임 속 축구 선수 존 테리(EPL 첼시)를 닮고 싶다는 생각에 세상 밖으로 나갔다. 16살이던 2015년 육상으로 장애인 스포츠에 뛰어든 박수혁은 이후 파라 스노보드로 전향했다. 입문 2년 만에 첫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뱅크드슬라롬 11위를 차지하는 등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선정 ‘평창 패럴림픽 10대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19살에 출전한 평창 대회 땐 경험 부족 탓에 뱅크드슬라롬과 크로스에서 모두 22위에 머무르며 아쉬움을 남겼다. 박수혁은 “평창에서 못 이룬 메달의 꿈을 베이징에서 꼭 이루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단은 25일 결전지인 중국 베이징으로 떠났다. 다음 달 4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 우리나라는 선수 32명과 임원ㆍ관계자 등 총 82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알파인스키, 스노보드, 크로스컨트리스키, 바이애슬론, 아이스하키, 훨체어컬링 등 6개 종목(78개 세부종목)에서 열전을 치른다. 우리나라의 목표는 동메달 2개에 종합 순위 25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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