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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무사하길" SNS로 현지 상황 보며 평화 기원하는 누리꾼들

입력
2022.02.25 09:00
수정
2022.02.25 10:28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폭발 잇달아
SNS에서 퍼진 현지 상황에 걱정 커져
언론사 사칭한 가짜뉴스 떠돌기도
일부는 러시아인 유튜버 향해 무작정 비난하기도

러시아의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트위터 캡처

러시아의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트위터 캡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며 지구촌 전체가 긴장에 휩싸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로 퍼진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 영상에 국내 누리꾼은 충격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희생자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와 혐오 발언도 지적되고 있다.


온라인 통해 현지 상황 고스란히 전달 "우크라이나 모두 무사하길"

거리에서 기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모습에 누리꾼들이 걱정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거리에서 기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모습에 누리꾼들이 걱정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군사작전 승인과 함께 러시아군은 24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공격을 시작했다. 현지의 급박한 상황은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SNS에 올린 영상으로 전 세계로 빠르게 전해졌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미사일 폭격으로 공항과 무기 저장고를 비롯한 시설이 폭발하거나 전투기가 비행하는 영상이 실시간으로 업로드됐다. 도시를 뒤덮은 공습 경보 사이렌 소리와 여러 차례 폭발음을 생생하게 담은 영상들도 올라왔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계정에도 한때 약 3만 명이 몰렸고, 채팅창에는 전 세계 각국의 언어로 가득 찼다. MBC 또한 유튜브 계정을 통해 키예프 현지 CCTV를 생중계하고 있다. 실시간 중계 방송에는 도시의 모습 뿐 아니라 거리에서 시민들이 어딘가로 끌려가는 듯한 모습도 고스란히 담겼다.


MBC는 유튜브 채널에서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 CCTV를 생중계하는 방송을 진행했다. MBC 유튜브 캡처

MBC는 유튜브 채널에서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 CCTV를 생중계하는 방송을 진행했다. MBC 유튜브 캡처

누리꾼들은 현지의 상황을 접하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대한 우려와 응원을 전하고 있다.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현지의 상황을 생생하게 접하며 자신과 더욱 가깝게 느끼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멀리서 최소한의 피해만을 기도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너무 슬프다", "우크라이나에 있는 모든 분들 아무 일 없었으면 무사하셨으면 좋겠다"며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했다.

한편 기술이 발전한 21세기에도 과거와 같은 전쟁이 일어난다는 것을 비판하는 반응도 있다. 한 누리꾼은 익명 게시판에서 "지구 반대편에서도 1분 안에 전쟁 상황을 볼 수 있는 시대인데 아무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결국 지금도 기원전에나 했을 기도만 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불분명한 출처와 가짜뉴스로 혼란 커져

연합뉴스를 사칭한 가짜뉴스가 SNS상에서 퍼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를 사칭한 가짜뉴스가 SNS상에서 퍼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트위터 캡처

여러 SNS를 통해 영상이 동시다발적으로 퍼지며 출처를 확인할 수 없어 혼란이 커지기도 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영상이 우크라이나의 실시간 상황이라며 퍼진 것이다. 엄청난 폭발이 담긴 영상은 현재 우크라이나라며 SNS를 통해 퍼졌지만 알고보니 2015년도에 발생한 톈진항 폭발사고 현장의 영상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SNS를 통해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퍼진 것이다.

해당 영상은 MBC뉴스에서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항구 포격 장면'으로 등장했다. MBC 측은 '현지 주민 촬영'이라고 밝혔으나 이는 톈진항 폭발 당시의 영상이라는 누리꾼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SNS에 떠도는 영상을 출처도 확인 안 하고 방송에 내보내도 되는 거냐"며 실망감을 표했다.

가짜뉴스도 잇따랐다. SNS에서 "<연합뉴스> [2보] 푸틴, 우크라이나 동부서 전략 핵무기 사용 승인 선포"라는 기사가 퍼지며 누리꾼들 사이에 공포를 키웠다. 그러나 이는 연합뉴스를 사칭한 가짜뉴스였다. 연합뉴스는 해당 기사는 연합뉴스와 전혀 무관한 가짜뉴스라고 해명해야 했다.


전쟁에도 '우크라이나 미녀' 타령...유튜버 '소련여자'도 불똥

인기 유튜버 '소련여자'가 24일 저녁 공개한 영상. 소련여자 유튜브 캡처

인기 유튜버 '소련여자'가 24일 저녁 공개한 영상. 소련여자 유튜브 캡처

일부 누리꾼들은 긴박한 전쟁 상황에 맞지 않는 엉뚱한 반응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전쟁하면 지는 나라의 여자들이 유린 당하던데"라며 "우크라이나 미녀들이 걱정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우크라이나 여성에 한해서 난민비자 무제한 발행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예쁜 여자 난민들은 받아들이자" 등의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해당 발언에 대해 "다른 나라의 불행에도 저속한 생각만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누리꾼들은 익명 게시판에서 "남의 나라에 전쟁 났다는데 저따위 생각이나 하고...부끄럽다", "여성들의 전쟁 성폭력 피해가 저렇게 농담처럼 뱉을 말이야?", "부끄러운 줄 알아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사태와 관련 없는 러시아 유튜버에게 불똥이 튀기도 했다. 단지 러시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인기 유튜버 '소련여자', 크리스티나 안드레예브나 옵친니코바에게 악성 댓글이 쏟아진 것이다. 그의 유튜브 채널에는 "이분이 우크라이나 국민을 죽이는?", "너네 나라로 꺼져", "한국에 있는 러시아 사람들 모두 사형시켜야 한다", "니네 나라로 가서 우크라이나 침공하는 거나 도우세요" 등의 댓글 테러가 벌어졌다.

상당수 누리꾼들은 악성 댓글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정말 화나는 점은 이들이 진심으로 우크라이나를 걱정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라며 "그냥 혐오하고 싶으니까 혐오하는 것뿐"이라고 비판했다. 소련여자는 이날(24일) 저녁 "러시아 전쟁, 올림픽 도핑 해명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는 전쟁 발발 전인 2월 18일에 촬영된 것으로 영상에서 그는 "어떤 이유로든 전쟁은 절대 안 됩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2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9시간여 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진입했다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우크라이나군은 "국경수비대 군인들이 러시아 침략군과 교전 중"이라며 "키예프의 군 지휘부가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등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정혜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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