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해고노동자 김진숙 복직 환영… 어두운 과거 청산"

HJ중공업·민노총 '명예 복직·퇴직' 합의에 환영 성명
"김씨 복직은 개인 명예 회복이자 인간존엄성 회복"

HJ중공업과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23일 HJ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노동계의 숙원이던 해고노동자 김진숙의 즉각적인 명예 복직과 퇴직에 합의하고 서명식을 했다. 사진은 2020년 7월 28일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인 김씨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 복직 응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가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명예 복직을 환영했다.

인권위는 24일 송두환 위원장 명의로 낸 성명을 통해 "김씨의 복직은 단순히 개인의 명예 회복을 넘어서는 인간 존엄성 회복이자, 군부독재 시대에 자행된 국가폭력의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는 것"이라며 "HJ중공업과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해고 노동자 김진숙의 명예 복직 및 퇴직에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전날 HJ중공업과 민주노총은 1986년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해고된 김씨의 즉각적인 명예 복직·퇴직에 합의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2월 복직을 요구하며 43일째 단식 중이던 김씨의 농성 현장을 방문하고, 위원장 명의로 김씨의 복직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인권위는 "노동자에게 해고는 단순히 일자리를 잃는 고통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며 "'해고는 살인'이라고 표현될 만큼 노동자 개인과 그 가족, 더 나아가 그 사회 구성원의 존엄과 보편적 인권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김씨의 복직 문제를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노동 존중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과제이자 소명"이라고 규정하면서 "노동 인권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그 길 위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최초의 여성 용접사인 김씨는 1981년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사에 입사했다.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해고된 뒤 복직 투쟁을 해왔고, 2011년에는 309일간 크레인 고공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합의로 36년 만에 일터로 돌아가게 된 김씨의 명예 복직·퇴직 행사는 25일 부산 영도구 HJ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열린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