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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생가' 찾은 윤석열 "내가 이재명보다 김대중 정신에 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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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나 국민의힘이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보다 더 김대중(DJ) 정신에 가깝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23일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며 호남에 대한 구애를 이어갔다. '국민통합'이라는 DJ 정신 계승을 강조하면서 이재명 후보의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부합하지 않는 세력으로 규정했다. 보수정당의 ‘불모지’ 호남에서 30% 득표율 달성을 목표로 탈진보 부동층을 최대한 끌어모으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윤 후보는 이날 전남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 26분 뱃길을 달려 김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신안군 하의도에 도착했다. 윤 후보는 추모관 영정 앞에서 묵념한 후 "김대중 정신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한 국민통합의 정신"이라며 "우리가 이 위대한 정신을 잘 계승해야겠다"고 밝혔다.
공식 선거운동 돌입 이후 윤 후보는 기회가 될 때마다 전직 대통령 생가를 찾고 있다. 18, 19일엔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경남 거제의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를 들렀다. 김 전 대통령 생가 방문은 보수정당 대선후보 중 처음이다. 이런 행보 자체가 지역주의 해소와 국민통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라는 게 국민의힘 설명이다.
윤 후보는 하의도 방문에 앞서 진행한 목포역 유세에서 '김대중'을 15차례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 감각을 늘 강조했다"며 "현실주의 관점에서 국익 우선 외교를 추구했고 경제에서도 시장과 민간기업 자유를 존중했다"고 했다. "유달산아 넋이 있다면, 영산강아 혼이 있다면, 이 김대중을 버리지 말아달라"는 김 전 대통령의 과거 유세문을 읊어 박수를 얻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DJ 정신을 구현할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민주당 정권의 외교·안보·경제·정치를 다 보시지 않았느냐"며 "김 전 대통령 DNA가 담긴 민주당이 맞느냐"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서 제기하는 '정치 보복' 우려를 불식하려는 듯 '협치'를 강조했다. 그는 "3월 9일 부패세력을 확실하게 심판해주신다면 양식 있고 존경받는 민주당 정치인들과 멋진 협치를 통해 국민 통합과 목포 발전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가 호남에 각별한 공을 들이는 건 최근 지역 민심에 변화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11월 중순 이후 최근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보수정당 후보로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기록한 최고 득표율(10.5%)을 경신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이를 의식한 듯, 윤 후보는 전날 충청 유세에서 언급한 "좌파 사회주의세력" 등 이념 공세나 거친 표현을 일절 쓰지 않았다. 호남 정서를 고려해 발언 수위를 조절한 것이다.
대신 유년 시절 기억을 소환해 감성에 호소했다. 그는 "국민학교 5학년이었던 1971년 대통령 선거 때 어머니와 일찍 저녁을 먹고 집 앞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대광고 앞에서 열린 유세를 보러 갔다"며 "김 전 대통령이 '10년 세도 썩은 정치, 못 참겠다 갈아치자'면서 포효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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