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구속해야" vs "공모 사실 없어"... 주가조작 의혹 막판 변수 되나

입력
2022.02.24 04: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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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대선의 막판 변수로 재부상하고 있다. 김씨의 연루가 의심되는 사실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후보가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며 여론몰이를 이어갔고, 국민의힘은 "주가조작에 공모하지 않았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 현안대응TF는 23일 "지난주 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도이치모터스 공소장을 확인한 바, 지금까지 제기한 의혹이 상당 부분 사실관계에 부합한 점과 윤 후보 측 해명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앞서 김씨 명의의 주식계좌가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구속 기소) 등의 주가조작에 동원된 사실을 들어 김씨가 '전주(錢主)'로서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윤 후보는 김씨가 2010년 1~5월 주가조작 ‘선수’ 이모씨에게 신한증권 주식계좌를 맡긴 것은 사실이나, 손실만 보고 이후 관계를 끊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후 권 회장 등에 대한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통해 △김씨 명의 계좌가 5개(거래 금액 40억여 원)에 이르고 △2011년 초까지 김씨 명의 계좌를 통한 거래가 이뤄졌으며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를 통해 일부 계좌에서만 9억4,200만 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해당 보도에 대해 "김건희 대표는 주가조작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없고, 검찰이 2년간 수사하고도 증거가 없어 기소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주가조작을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다만 새로 나온 의혹들에 대해선 구체적 해명 없이 "분석을 마치는 대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윤 후보 말바꾸기" 맹공

윤 후보의 해명이 이전과 달라진 점도 민주당의 공세 포인트다. 윤 후보는 21일 TV토론에서 "2010년 5월 이후 추가로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가 있었느냐"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질문에 "당연히 했죠. 제 처가"라며 "손해를 본 것도 있고 번 것도 있고 하니 정확하게 그 순수익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 후보는 당내 경선 당시 "2010년 5월경 돈을 다 뺐다", "(처가) 4,000만 원 손해를 봤다"며 해명해왔다.

민주당 현안대응 TF는 "주가조작 사건 공소장의 범죄 일람표에 배우자의 주가조작 가담 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된 것이 밝혀지자 말을 바꾸며 그동안 허위 해명을 했다는 사실을 자백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김영진 사무총장 등 의원 10여 명도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찾아가 김씨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서영교 국회 행안위원장, 백혜련 선대위 수석대변인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김건희씨 주가조작 진상 규명을 위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서영교 국회 행안위원장, 백혜련 선대위 수석대변인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김건희씨 주가조작 진상 규명을 위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與 "尹, 주가조작으로 낙선" vs 野 "수사자료 유출"

김씨의 주가조작 의혹은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을 자극할 수 있고 윤 후보의 상징자본인 '공정' 이미지를 뒤집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민주당은 기대하고 있다. 우상호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이날 "단언컨대 윤 후보는 김씨의 주가조작 때문에 낙선될 것"이라고 주장한 배경이다.

국민의힘은 '뻔한 공작'이라고 반격하고 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 정권의 권력비리 수사는 공소장이 단 한 번도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며 "대선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일부 언론사에 김건희 대표 수사자료를 유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성택 기자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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