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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당 향해 "말조심하라... 그 당 안에 배신자 있다"

입력
2022.02.23 12:30
수정
2022.02.2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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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SNS에 연일 안철수 비판
'단일화 결렬 국민의힘 책임'이라는 국민의당에
"국민의당 내 '安 접게 만들겠다'한 배신자 있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전남 신안군 흑산도를 찾아 주민들에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힘 전남도당 제공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전남 신안군 흑산도를 찾아 주민들에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힘 전남도당 제공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 대해 조롱에 가까운 비판을 이어가자 야권 단일화 결렬의 책임론까지 제기되는 것에 "안 후보의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비판하는 것일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연일 '단일화 결렬의 책임은 국민의힘에 있다'고 주장하는 국민의당 측은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비공식 선대위원장 아니냐"며 비난하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소통 플랫폼을 통해 이 대표의 조롱섞인 비판이 불편하다는 한 지지자의 지적에 "좀 심한 것 같다"며 쓴소리를 했다.

이 대표는 2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안 후보에 대한 비판 글을 올린 것에 대해 "저는 안 후보의 오락가락하는 행보에 대해 항상 비판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이준석이 왜 안철수한테 저런지 몰랐다. 그런데 최근에 행동하는 것 보니까 알겠다'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SNS에 안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발언한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댓글로 ㄹㅇㅋㅋ 네 글자만 치라"고 적어 안 후보를 조롱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안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결렬에 대해 "윤 후보가 단일화 겁나서 도망쳤다"고 표현했다. 이를 자신이 꼬집었다는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하지만 이 대표가 표기한 'ㄹㅇㅋㅋ'은 최근 온라인에서 상대를 조롱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됐다. 'ㄹㅇ'은 리얼(real)을 해석해 '정말' '진짜'라는 의미로 한글 발음 그대로 초성을 쓴 것이고, 'ㅋㅋ'은 웃음을 뜻하는 의미다.

이 대표는 자신은 '안잘알(안철수를 잘 아는 사람들)'이라고 말하며 "현재 우리 당 김철근 정무실장, 김경진 전 의원, 김근식 전 위원장 등이 안 후보에 대해 비슷한 평가를 하고 있다"며 "안 후보의 의사소통 경로, 의사결정 구조가 주변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이어진다는 것이고 합당협상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시 성일종 의원이 합당 시 협상단으로 나섰는데 당명 변경 빼놓고 전부 받아주겠다고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안 후보가) 꼭 당명을 바꿔야겠다고 했다"면서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저희 당이 이기고 잘나가는 상황에서 왜 그걸 내리라고 하는 건지, 이분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지 협상과정에서 의견을 좁혀나가는 분이 아니다"라고 안 후보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단일화 결렬 관련 당내 책임론이 제기되는 것에 "이런 말씀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 이준석 책임론을 지우려고 하면 나중에 단일화가 안 돼서 대선 승리를 이끌었을 때 이준석 역할론 또는 이준석 올려치기를 해줄 건지, 그건 아닐 걸"이라며 "그냥 시즌별로 이준석 까려고 하는 분들이 있다"고 잘라 말했다.


"단일화 협상? 윤석열 후보로부터 전권 받아 나선 사람 없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3일 오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3일 오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단일화 관련해 실제 국민의당과 협상을 했느냐'는 질문에 "책임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 양쪽에서 협상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우리 (윤) 후보가 예를 들어서 '네가 협상 전권을 가졌다. 가서 해봐라'라고 지정해준 사람은 없다"고 전했다.

최근 국민의당 측은 권은희 원내대표,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을 통해 "단일화 물밑 협상은 없었다"며 단일화 결렬에 대한 책임이 국민의힘에 있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이에 "사실상 의견 교환 정도가 물밑에서 있었던 걸로 보인다"면서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언행을 조심하셔야 되는 것이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안 후보의 의사와 관계없이 우리 측 관계자에게 '안 후보를 (대선) 접게 만들겠다'라는 등의 제안을 해온 것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와서 완전 안면몰수하고 안 후보가 저렇게 나오니까 당황한 듯 우리 쪽에 책임을 떠넘기려고 하는 분들이 있다"며 "삼국지에 보면 미방과 부사인, 범강과 장달 이런 분들이 있다. 안 후보 측에서 당황할 수 있겠지만 발언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가 언급한 삼국지의 미방과 부사인은 관우를, 그리고 범강과 장달은 장비를 배신한 인물들이다. 정치권에서 종종 '배신자'를 지칭할 때 활용되곤 한다.


"윤석열은 통 큰 사람..." 안철수 향해선 "속 좁은 사람"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6월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대표 회의실에서 안철수 대표를 예방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6월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대표 회의실에서 안철수 대표를 예방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 대표는 "지금 굉장히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 중 하나"라며 "조용히 하시길 기대하겠다"고 국민의당 '배신자'가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후보끼리 만나 통 큰 단합이든 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리 후보는 통 큰 사람이다. 저랑 이야기할 때도 큰 틀에서 저희가 합의점만 이루면 자잘한 건 서로 입장 봐가며 조정해나가는 스타일"이라며 윤 후보를 '통 큰 사람'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 후보에 대해선 "통 큰 합의라는 건 통 큰 사람 둘이 만나서 해야지만 통 큰 합의가 되는 거지, 통 큰 사람과 속 좁은 사람이 만나면 그건 복장 터지는 것"이라며 안 후보를 '속 좁은 사람'으로 표현했다.

이 대표는 "단일화보다는 저희가 열심히 해서 정책 대안을 내고, 최대한 많은 국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실상 단일화 협상 재개에 뜻이 없음을 드러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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