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죽은 소년... 마을 비밀이 드러나다 [몰아보기 연구소]

입력
2022.02.25 10: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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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드라마 '브로드처치' 시즌1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금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영국 남부 해안가 조그만 마을에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는 11세 소년으로 마을은 충격에 빠지고 주민들은 애도를 위해 함께 마을 중심부를 걷는다. Banijay 제공

영국 남부 해안가 조그만 마을에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는 11세 소년으로 마을은 충격에 빠지고 주민들은 애도를 위해 함께 마을 중심부를 걷는다. Banijay 제공

왓챠 바로 보기 | 8부작 | 15세 이상

이른 아침 해변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11세 소년 대니다. 해안 절벽에서 스스로 몸을 던진 듯 여겨졌으나 곧 사인이 밝혀진다. 질식사다. 누군가가 어린 생명을 앗아갔다. 영국 도셋 지역 작은 마을은 충격에 빠진다. 범죄라고는 좀도둑질이나 마약 거래 정도였던 곳이니 충격의 강도는 더 크다. 새로 부임한 형사 알렉(데이비드 테넌트)과 육아휴직 후 막 복직한 엘리(올리비아 콜먼)가 수사에 나선다.

①모두가 용의선상에

육아휴직 후 막 복직한 엘리(왼쪽)와 새로 부임한 알렉이 살인사건 수사에 나선다. Banijay 제공

육아휴직 후 막 복직한 엘리(왼쪽)와 새로 부임한 알렉이 살인사건 수사에 나선다. Banijay 제공

대니는 딱히 문제가 있던 아이는 아니었다. 친구들과 잘 지냈고, 집안은 화목했다. 대니는 새벽에 혼자 집을 나간 후 죽음을 맞았다. 누구를 만나러 나갔는지, 무얼 하기 위해 외출했는지 알 수 없다. 알렉과 엘리는 수사를 하며 수상한 점 몇 가지를 알아낸다. 대니의 방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지폐 뭉치를 발견한다. 대니의 아버지 마크(앤드류 뷰캔)는 범죄가 발생한 시간 알리바이가 분명치 않다.

마크뿐 아니다. 마크와 배관 수리 일을 하는 나이절 역시 수상쩍다. 대니가 숨진 후 불안해하고, 뭔가 감추려고 한다. 대니의 누나 클로에 방에서는 마약이 발견된다.

②하나씩 밝혀지는 주민들의 과거

알렉(왼쪽)은 안하무인에 예민한 성격으로 엘리와 부딪히면서도 서로 신뢰를 쌓으며 범인을 쫓는다. Banijay 제공

알렉(왼쪽)은 안하무인에 예민한 성격으로 엘리와 부딪히면서도 서로 신뢰를 쌓으며 범인을 쫓는다. Banijay 제공

용의 선상에는 다른 사람도 오른다. 대니가 신문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던 잡화점 주인은 미성년자 관련 전과가 있다. 대니 등 동네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쳐 주던 목사는 알코올에 중독됐던 과거가 도마에 오른다.

대니의 죽음은 유명 일간지에 단독 보도되며 전국적인 관심을 얻는다. 언론이 과잉 취재 경쟁을 펼치면서 여러 사람이 의심받고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엘리는 조금만 의심이 가도 동네 사람들을 용의자로 여기는 상관 알렉이 얄밉다. 알렉이 전근 오기 전 했던 수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수사가 혼선을 빚기도 한다

③마지막 회 깜짝 반전

영국 드라마 '브로드처치'. Banijay 제공

영국 드라마 '브로드처치'. Banijay 제공

알렉과 엘리가 수사를 거듭하며 몇몇 사람의 혐의가 사라지고, 몇몇 사람이 유력 용의자로 새롭게 떠오른다. 마지막까지 범인을 예측할 수 없다. 드라마 막바지에 생각지도 않았던 사람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진다. 앞 장면들을 돌이켜보면 여러 복선과 암시가 깔려 있으나 깜짝 반전이다.

범죄물이면서도 살인사건 수사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한 소년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통해 세상사의 여러 면면을 들춘다. 피해자 가족의 슬픔에 초점을 맞추기도 하고, 황색 언론의 병폐를 짚기도 한다. 누군가의 사정을 두루 알기보다 증오심과 의협심에 기대어 사건을 더욱 키우는 세태에 대한 비판까지 곁들인다. 살인사건을 취업 또는 승진,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계기로 삼으려는 사람들의 욕망을 그려내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전개한다.

※몰아보기 지수: ★★★★(★ 5개 만점, ☆ 반개)

2013년 영국 ITV에서 첫 방송됐다. 인기와 완성도를 발판으로 시즌3까지 만들어졌다. 영국 남부 해안가 가상의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가슴을 옥죈다. 아름답고도 평화로운 풍광이 끔찍한 범죄와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제목 ‘브로드처치(Broad Church)’는 다양한 생각과 배경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을 가리킨다. 겉보기엔 별반 달라 보이지 않던 마을 사람들이 각자의 취향과 사연을 숨기고 살아 가는 모습을 의미한다. 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2018)로 2019년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올리비아 콜먼의 연기는 명불허전이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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