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서 '대망론' 띄운 윤석열, 호남서 '與 홀대론'에 기름 붓기

충남·전북 '서해안벨트' 집중 유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충남 서산시 번화로 일대에서 열린 ‘서해안시대의 상서로운 꿈, 서산은 윤석열!’ 유세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있다. 서산=오대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2일 충남과 전북을 잇는 '서해안 벨트'를 따라 바닥 민심 잡기에 나섰다. 아버지의 고향인 충청에선 재차 '대망론'을 강조했고, 이어 찾은 전북에선 복합쇼핑몰 유치 논란으로 불이 붙은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홀대론'에 기름을 부었다. 아울러 "김대중(DJ)·노무현의 민주당과는 협치하겠다"며 지역의 중도 민심에도 각별히 공을 들였다.

"대장동, 견적 딱 나와... 한 건뿐이겠나"

윤 후보는 이날 충남 당진·서산·홍성·보령을 차례로 찾아 "충청의 아들 윤석열"이라고 외쳤다. 당진 전통시장 유세에서 "충청의 아들 윤석열이 국민의힘과 함께 대한민국을 정상국가로 바꿔 경제 번영을 약속드리겠다"며 "경제가 활활 돌아가도록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2서해대교, 중부권 동서횡단 철도 등 숙원사업 완수를 약속하며 방문 지역에 맞는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그러면서 대선의 캐스팅보터인 중도층·부동층을 잡기 위한 '통합'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윤 후보는 "부정부패에 연루된 사람을 후보로 미는 민주당이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인가"라고 반문하고 "차기 정부를 담당하게 되면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에서 합리적으로 국정을 이끌었던 양식 있는 정치인과 협치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지역 유권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여권의 '정치 보복' 프레임을 무력화하겠다는 이중포석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에는 선을 확실히 그었다. 네거티브 난타전으로 진행된 전날 TV토론 후 공세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리면서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 "대장동 부정부패의 몸통"이라며 "견적이 딱 나오는 사건이다. 이거 한 건만 했겠나"라고 맹공했다.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한민국 공무원은 다 마음이 떠났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충남 보령 대천동 보령문화의전당 앞에서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보령=뉴시스

윤석열 "DJ가 대기업의 호남 진출 막았겠나"

올해 들어 세 번째 방문하는 전북에선 '호남 홀대론'으로 민심을 자극했다. 민주당이 그간 호남 주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정권을 잡았지만 지역 현안을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군산 공설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최근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약속을 재확인하면서 "DJ가 계셨다면 대기업이 호남에 들어가는 것을 막았겠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가 정부를 맡게 되면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해 지역 경제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하게 번영·성장하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의 지지율 상승에 고무된 듯, 윤 후보는 유세 내내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이날도 유세 말미마다 각 지역 당협위원장을 일일이 챙기며 "계속 지역 일꾼으로 밀어달라"고 힘을 실어줬고,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현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광주 찾은 이준석 "이미 변화의 바람 불어"

한편, 이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별도 일정으로 전남 신안 흑산도와 광주를 방문해 지원사격을 이어갔다. 그는 흑산도에서 "지난 5년 동안 흑산공항은 최소한 첫 삽을 떴어야 했다"며 정부·여당을 비판했고, 광주에선 복합쇼핑몰 유치 관련 간담회를 열고 "광주에서는 이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며 "광주에서도 당당하게 경쟁체제를 만들어서 변화를 가져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윤 후보의 상승세에 맞춰 이번 대선에서 호남 득표율 목표치를 30%로 상향 조정했다.

당진·홍성·보령·익산=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