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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쇼트트랙 편파판정 소신 발언에...中 팬클럽 해체 선언

입력
2022.02.22 08:10
수정
2022.02.2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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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19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에서
"주체를 못하겠더라" "너무너무 화가 났었다"
중국 언론, 유재석 발언 내용 보도..."반응 과했다"
中 팬클럽 "이 순간 가장 힘든 건 팬들..." 해체 선언

1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관련 대화를 하는 모습. 방송 영상 캡처

1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관련 대화를 하는 모습. 방송 영상 캡처

방송인 유재석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편파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소신 발언을 했다가, 중국 팬클럽이 돌연 '운영 중단' 선언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중국의 언론과 네티즌이 유재석에 대한 비판 여론을 형성하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유재석 팬클럽인 '유재석유니버스(刘在石宇宙)'는 20일 웨이보 계정을 통해 "운영진과 논의한 결과 오랫동안 함께해 온 이 공간 운영을 중단하며 마지막으로 팬 여러분께 작별 인사를 남긴다"며 사실상 팬클럽 해체를 선언했다.

이어 "이 순간 가장 힘든 사람은 우리 팬들일 것이다. 어떤 말로도 위로할 수 없지만, 과거 그를 사랑하고 즐거웠던 마음까지는 자책하지 말자"고 했다.


중국의 유재석 팬클럽 '유재석유니버스' 웨이보 계정 캡처

중국의 유재석 팬클럽 '유재석유니버스' 웨이보 계정 캡처


유재석 팬클럽의 느닷없는 해체 선언은 1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나온 유재석의 발언 때문이다. 유재석은 이날 '코로나19의 습격'이라는 주제로 다른 출연자들과 동계올림픽 관련 대화를 나누다 쇼트트랙에서 나온 편파판정에 대해 "그날은 진짜... (화가 나서) 주체를 못하겠더라"고 말했다.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과 이준서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실격 처리됐다. 황대헌은 조 1위로 골인했지만 레인 변경을 늦게 했다는 판정을 받았고, 조 2위로 들어온 이준서 역시 레인 변경 시 반칙을 저질렀다는 이유였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대신 결승에 오른 선수는 모두 중국 선수들이었다. 결국 중국의 런쯔웨이가 결승전에서 1위를 하고도 실격 처리된 헝가리 선수를 제치고 금메달을 가져갔다.

유재석은 신봉선과 함께 당시 경기를 언급했다. 신봉선은 "처음에는 좀 화가 났었다"고 했고, 유재석도 "너무너무 화가 났었는데, 그래도 며칠 뒤 금메달 소식에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이 중화권에서 인기를 끌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그가 출연한 MBC '무한도전' 등도 관심을 받으면서 예능인으로서 아시아 스타로 거듭났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남긴 韓中 감정의 골

중국에서 제작한 스포츠 영화 '날아라, 빙판 위의 빛'의 한 장면. 웨이보 캡처

중국에서 제작한 스포츠 영화 '날아라, 빙판 위의 빛'의 한 장면. 웨이보 캡처

유재석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의 인터넷 매체 등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특히 이들은 유재석이 화를 주체하지 못하겠다고 말한 부분을 강조하며 "유재석이 황대헌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어금니를 꽉 깨물며 마치 굉장히 억울한 일을 당한 것처럼 제스처를 취했다. 그의 반응은 과했다"고 비판했다.

유재석 팬클럽도 중국 내 이러한 반응을 의식해 운영 중단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번 올림픽 기간 동안 우리 선수들이 편파판정을 받았다는 국내 언론 보도와 여론에 '반한(反韓)' 감정을 드러내며 날을 세웠다. 우리 역시 이번 올림픽 개회식에서 불거진 한복 논란과 쇼트트랙 편파판정 등으로 중국에 대한 비판 기류가 극에 달해 있다.

특히 올림픽 기간에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을 '반칙왕'으로 묘사한 '날아라, 빙판 위의 빛'이라는 스포츠 영화는 국내 '반중(反中)' 정서에 기름을 부었다.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를 통해 공개된 이 영화는 중국 베이징시 당국이 시나리오 작성부터 제작까지 총괄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논란이 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같은 사실을 알리며 이 영화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메일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보내기도 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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