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베이징올림픽... 北, '도발' 재개할까, '관망'에 무게 둘까?

입력
2022.02.2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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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3월 中 양회·패럴림픽 감안
②대선 등으로 한미훈련 4월 가능성
③4월 태양절 전후 적기 탐색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 평양=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 평양=노동신문 뉴스1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20일 폐막하면서 북한의 무력시위 재개 여부에 시선이 옮겨지고 있다. 북한은 '혈맹' 중국을 고려해 올림픽 기간 도발을 자제해 왔지만 지난달 공언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 선언(모라토리엄) 파기 카드는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의 '도발 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내외 행사들이 예정된 가운데 즉각 무력시위를 감행하기보다 상황을 관망하면서 최적의 시기를 고를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내 베이징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동시에 군사행동을 잠시 중단하겠다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올림픽이 폐막한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 휴지기를 언제까지 이어갈지가 관심사다.

북한은 올림픽 개막 전인 지난 1월 한 달 동안 7차례나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미를 압박했고,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밝힌 고체형 ICBM, 핵잠수함 및 수중 발사 핵전략무기, 군사정찰 위성 등 과제는 여전히 이행 중이다. 다만 북한이 고려해야 할 중국의 정치 스케줄이 남아 있다.

당장 다음 달 4일부터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정책방향을 계획하고 이를 전국에 대대적으로 공표하는 데다 시 주석의 3연임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계기라는 점에서 중국 내 의미가 상당하다. 만약 북한이 고강도 도발에 나설 경우 자칫 중국 행사에 재를 뿌리는 셈이어서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패럴림픽도 다음 달 4~13일 예정돼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패럴림픽을 올림픽의 연장선상으로 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 시기도 염두에 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한미훈련을 도발 명분으로 삼고 있다. 다만 올해 훈련은 한국의 대선(3월 9일)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 따라 4월 연기가 예상되고 있다. 북한의 도발 시점도 이에 맞출 가능성이 있다. 특히 4월에는 북한 최대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이 있는 만큼, 이때를 전후로 대규모 열병식이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최근 미러갈등을 한껏 고조시키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북한의 도발을 재촉할 수 있다. 미러 간 대치전선을 동북아로 넓히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를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중·러 연합전선을 대미 압박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모라토리엄 파기 카드를 손에 쥔 상황에서 당장 고강도 도발을 단행하기에는 부담이 따른다"며 "미국의 온전한 관심을 받을 수 있고 제재에 대한 내부 준비는 어느 정도 마친 시점까지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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