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ㆍ기침으로 힘든 우리 아이, ‘RS 바이러스’ 감염 탓?

입력
2022.02.20 19:2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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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둥이는 RS 바이러스 등 각종 바이러스 질환에 더 취약하지만 예방 접종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른둥이는 RS 바이러스 등 각종 바이러스 질환에 더 취약하지만 예방 접종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근 RS 바이러스(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RS 바이러스는 늦가을부터 초봄 사이에 유행하는 대표적인 감기 바이러스의 일종이다. RS 바이러스는 2세 이하 영·유아의 95% 이상에서 최소한 한 번 이상 감염되고, 3개월 이하 신생아가 감염되는 호흡기 질환 원인 바이러스 가운데 77%나 된다.

RS 바이러스는 접촉과 비말(飛沫)로 전파되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접하기 쉽다. 부엌 조리대나 장난감, 수건, 담요, 이불 등을 통해 노출될 수 있다.

대개 감기 바이러스처럼 가족 한 명이 감염되거나 어린이집ㆍ산후조리원 등의 단체 생활을 하다가 급속히 전염된다. 이에 따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나 일상생활에서 감염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RS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부분 콧물ㆍ발열ㆍ기침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구분하기 어렵지만 기침이 점점 심해지면서 가래가 끓고 쌕쌕거리거나 헐떡거리면서 숨을 쉴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고령인, 특히 영ㆍ유아가 감염됐을 때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RS 바이러스는 하부 호흡기 쪽으로 바이러스가 침범하므로 폐렴이나 모세기관지염, 폐이형성증을 일으킬 수 있다.

미숙아의 경우 RS 바이러스에 걸리면 증상이 심해져 입원할 가능성이 커지고, 심한 경우 중환자실 치료까지 받을 수 있다.

RS 바이러스는 흔히 PCR 검사로 잘 알려진 비인두용 도말 검체 검사로 진단한다. 환자의 코와 목 뒤쪽 점막에서 채취한 분비물을 검사해 확진한다. RS 바이러스는 증상 위주의 대증(對症) 요법을 시행하면 대부분 치료된다. 증상에 따라 수액 공급, 해열제 투약 등 보존적 치료를 한다. 영ㆍ유아는 호흡곤란이 동반될 때가 많아 입원 치료를 할 수 있다.

RS 바이러스는 예방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는 없다. 하지만 항체를 주입하는 주사제가 있다. 김도희 대전선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선천적으로 면역력이 낮거나 폐에 이상이 있는 미숙아의 경우 예방률을 높이거나 감염 확률을 낮추기 위해 ‘시나지스’ 주사제를 선택적으로 투여하며, 한 해 5회까지 투여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RS 바이러스 예방 접종 시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대상은 △만 24개월 미만 혈류역학적으로 유의한 선천성 심장 질환이 있는 영·유아 △기관지폐이형성증 영·유아 RS 바이러스 계절(10~3월)에 생후 6개월 이하인 32주 미만으로 태어난 이른둥이(미숙아) △RS 바이러스 계절(10~3월)에 출생해 손위 형제자매가 있는 36주 미만으로 태어난 이른둥이다. 건강보험이 되면 약값의 5~10%만 보호자가 부담하면 된다.

RS 바이러스 감염을 막으려면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씻지 않은 손으로 눈ㆍ코ㆍ입을 만지지 않아야 하고,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하지 말아야 한다. 자녀에게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가까운 병ㆍ의원을 찾아 치료하고, 집에서 돌보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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