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판 격파하고 발차기 날리고... '퍼포먼스' 부쩍 잦아진 이재명

입력
2022.02.20 20: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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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끌어올리려 현장 유세 안간힘
"당선 이튿날 영업시간 0시까지 연장"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일 경기 수원시 만석공원에서 열린 유세에 태권도복 차림으로 등장해 송판을 격파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일 경기 수원시 만석공원에서 열린 유세에 태권도복 차림으로 등장해 송판을 격파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자영업자 고통’ 주먹 격파, ‘부스터 슛’ 발차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달라졌다. 20일 친정격인 경기 지역 유세에서 그간 볼 수 없었던 퍼포먼스를 여럿 선보였다. 언뜻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어퍼컷 세리머니’를 연상케 할 정도다. 대선일이 다가오지만 꿈쩍도 않는 윤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기 위해 변화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李, 연단 뛰어다니며 '현장 소통' 강화

이 후보는 경기 수원시 현장 유세에서 태권도복 차림으로 연단에 섰다. 곧이어 송판을 주먹으로 격파하는 시범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자신이 자영업자ㆍ소상공인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적임자라는 의미를 담은 퍼포먼스다. 전날 전북 전주시에서는 코로나19를 물리치겠다면서 발차기도 했다. 그동안 몸을 쓰기보다 말에 집중하던 유세 방식과는 확실히 차이가 났다.

‘몸짓’에도 자신감이 넘쳐났다. 이전까지 이 후보는 ‘이재명’을 외치는 지지자들의 연호를 자제시켰으나, 이날은 주먹을 불끈 쥐고 손을 세차게 흔드는 등 직접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또 마스크를 벗고 연설하고, 연단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등 유권자들과 가까이 소통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TV토론 준비를 위해 유세 일정을 건너 뛴 윤 후보와 달리 더 격정적으로 현장 유세에 임한 것이다.

윤 후보를 향한 공세 수위도 한층 끌어올렸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소상공인 보상 등에 필요한 추가경정예산안 통과를 방해하고 있다면서 “사람이 죽어가서 수술해야 하는데 되는 대로 빨리 해야 하지, 완벽한 의사가 오기를 기다리라는 것은 사실 죽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치세력을 용서해야 하느냐, 심판해야 하느냐”고 유권자들에게 되묻기도 했다.

"일산·분당 규제 푼다"... 부동산 민심 공략

그는 정부가 오후 10시까지 연장하기로 한 영업제한을 더 완화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오미크론 변이를 족제비에 빗대 치명률이 낮다는 점을 완화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개울물을 보로 막을 수 있지만, 홍수가 나면 보를 포기해야 한다. 보에 매달려 홍수를 막겠다고 하다가 피해가 더 커진다”고 주장했다.

당선 시 3차 백신 접종자에 한해 영업시간을 0시까지 늘리겠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3월 10일(대선 다음 날)이 되면 불필요한 과잉 방역을 중단하고, 부스터샷 맞은 분들은 0시까지 자유롭게 영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책이자 이 후보의 약점으로 꼽히는 ‘수도권 부동산’ 문제도 해결을 자신했다. 특별법을 만들어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 재건축ㆍ리모델링 규제를 풀고, 일자리 시설을 입주시켜 ‘베드타운’ 문제 역시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저도 분당 신도시에 사는데 쪼개지고, 비 새고, 배관 썩고 정말 못 살겠다”면서 “두꺼비도 새 집에 살고 싶다는데 우리도 깨끗한 새 집에 살아보자”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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