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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원칙, 당당히 말하는 후보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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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소박하지만 당찬 바람들을 연쇄 기고에 담아 소개합니다.
최근 몇 년간 성폭력 피해에 대해 공감과 지지를 표현했던 미투 이슈가 뜨거웠다. 과거 당연하지만 외면받았던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린 시기였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보폭이 커지자 그에 대한 반동도 컸다.
그런데 사회 전반에 인 성인지감수성 요구에 대하여 거세게 반발하며 거부감을 드러낸 것은 뜻밖에도 가해자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엉뚱하게도 이 반발은 가해자 지위에 있는 이들로부터 사회·경제적 혜택이나 기회를 박탈당한 남성계층을 중심으로 노골적으로 펼쳐졌고, 성폭력 사건사고가 이슈화될 때마다 젠더 간 갈등으로 비화됐다.
이를 통해 이익을 보는 것은 성폭력이나 성차별의 피해를 본 이들도 아니었고 기울어진 운동장의 수평이 맞춰지는 것에 위기감이나 상실감을 가진 이들도 아니었다. 여성문제에도 청년문제에도 실상 관심은 없으면서 그런 대립을 이용해 누군가를 흠집 내고 득세해보려는 사람들, 애초에 차별의 문제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런 사람들은 당초 기울어진 운동장에 기반하여 기득권을 가졌으니, 운동장이 계속 기울어져 있든, 운동장의 수평맞추기와 거리가 먼 분열과 갈등이 일든 손해 볼 일이 없다. 젠더 간 갈등이 커져야, 비난은 덜어지고 변화는 더디 온다. 그러니 오히려 이런 상황을 이용해 갈등과 분열을 부추긴다.
이런 일들은 시시각각 구석구석에서 발생하지만 가장 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곳이 정치판이고 특히 선거철이다. 법조계나 언론계는 정치적이지 않은 척하지만 사회의 어느 분야보다도 정치와 밀접하게 연동한다. 미투운동이 사회 전반에 미친 영향만큼이나 그에 대한 반발 역시 눈치 보이는 지금, 대선을 코앞에 두고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나 언론계 모두 겉으로는 평등한 사회를 지향하는 척하지만 각자 선 진영에서 발을 굴러 자기 쪽으로 운동장을 기울이려 각축전을 벌이는 중이다.
이번 대선처럼 여성에 대한 차별이나 평등의 문제에서 첨예하고 미묘했던 때가 또 있었던가 싶다. 자의든 타의든 성폭력 사건사고를 많이 다뤄오며 관련 이슈를 취급하는 변호사의 입장에서 이번 대선은 향후 5년간 사회가 가져갈 ‘가치 판단의 척도’다. 대통령은 자기가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자기의 영향이 미쳐야 할 곳이 어디인지 알아야 한다. 대통령이 있어야 할 곳에서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지 말아야 할 곳에 있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차별과 평등의 문제는 특별한 가치가 아니라 당연한 가치고, 이와 관련된 법리나 법적용은 특별한 배려나 시혜가 아니라 당연한 수순이다. 권력을 갖기 위해 잠시나마 당연한 가치를 외면하거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사람이 권력을 가진 후라고 당연한 가치를 실현하는데 노력할 리가 없다. 그런 이에겐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당연한 가치를 이해관계와 타협하는 것 자체가 가치관과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선 합리적인 생각과 당연한 원칙들을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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