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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대사 수술, 압도적으로 효과 좋은 유일한 고도 비만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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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비만 인구가 2016년 30.5%에서 2018년 32.0%로 늘었고, 고도 비만인 사람도 5.1%에서 6.1%로 증가했다. 특히 20, 30대 젊은 층의 비만 인구도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체질량지수(BMI) 35㎏/㎡ 이상인 고도 비만 환자에게는 복강경으로 이뤄지는 위ㆍ장관을 절제하는 ‘비만 대사 수술’이 권장되고 있다. 고도 비만 환자의 비만 대사 수술은 2019년 1월부터 건강보험도 적용된다.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장을 맡고 있는 박성수 고려대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를 만났다. 박 교수는 “고도 비만이 되면 당뇨병ㆍ고혈압ㆍ이상지질혈증뿐만 아니라 지방간ㆍ통풍ㆍ수면무호흡증 등 다양한 질환에 노출된다”며 “약물 치료나 식이 조절 등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어 비만 대사 수술이 압도적으로 효과가 좋은 유일한 고도 비만 치료법”이라고 했다.
-비만 대사 수술이 왜 필요한가.
“비만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한 치료법이기 때문이다. 위암의 경우 암 부위를 절제하는 것이 유일한 완치법인데 비만도 마찬가지다. 갖은 노력에도 체중 감량에 실패하고 몸무게가 오히려 늘어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비만 대사 수술은 이런 ‘요요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강력한 치료법이다. 게다가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ㆍ고혈압ㆍ이상지질혈증 같은 기저 질환부터 지방간ㆍ통풍ㆍ수면무호흡증 등 동반 질환도 크게 개선된다. 최근 비만 대사 수술이 고도 비만 환자에게서 췌ㆍ담도암ㆍ대장암 등 각종 암을 예방하고 수명도 늘린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비만 대사 수술 후 체중이 어느 정도 감량되나.
“평균적으로 30% 정도 몸무게가 줄어든다. 수술 전 체중에 따라 목표 체중과 기간 설정이 달라진다. 예컨대 수술 전 90㎏이었다면 6개월 내 30% 감량을 목표로 하지만, 수술 전 130㎏이었다면 1년 이후에 35%를 줄이는 식이다. 수술 후 식이 요법과 운동 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목표를 달성하는 시간이 달라진다. 체중 감량 추세가 깨지면 약물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요요 현상을 걱정하는 환자가 있는데 극히 예외적이다. 대부분 원래 체중의 30% 정도를 줄이고 이를 10년 이상 유지한다. 장기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체중 변화가 없거나 아주 약하게 늘어나는 정도다.
또한 수술하면 위 용적이 줄어 1회 식사량이 크게 감소한다. 식사량을 단번에 줄인다는 게 수술의 큰 장점이다. 환자가 급격히 바뀐 식사 패턴에 잘 적응하려면 평소 생활 습관에 기반한 영양 상담을 체계적으로 받아야 한다. 따라서 수술뿐만 아니라 생활 습관ㆍ영양 관리 등도 매우 중요하다.”
-비만 대사 수술은 어떻게 하나.
“비만 대사 수술은 위밴드삽입술ㆍ루와이위우회술ㆍ위소매절제술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위밴드삽입술은 위 윗부분을 밴드로 조여 위 크기를 줄여 주는 수술인데 요즘 권장되지 않는다. 이전에 이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도 제거하길 권한다. 수술은 간단하지만 이물질인 밴드가 몸속에 오래 있을수록 감염으로 인한 출혈이나 위식도 역류 질환 같은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크고, 수술 효과도 높지 않아서다.
루와이위우회술은 위를 식도 부근에서 작게 남기고 잘라 나머지 위와 분리한 뒤 소장과 연결하는 수술이다. 남은 위 크기가 매우 작고, 음식 섭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장 일부분을 음식물이 통과하지 않고 우회하기에 체중 감량 효과가 가장 크다. 그러나 만약 작게 남겨 둔 위에서 암이 생겼을 때 내시경 검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한계다. 게다가 우리나라 위암 발병률이 높아 루와이위우회술을 권장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의사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위소매절제술을 우선적으로 권장한다. 위소매절제술은 위장을 세로 방향으로 잘라낸 뒤 바나나 모양으로 성형해 덜 먹게 하는 수술법이다. 즉, 위에서 잘 늘어나는 부분인 위저부(위 상부)를 제거해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수술이다. 위 크기가 작아져 자연스럽게 소식(小食)하게 되고 소장을 건드리지 않아 수술 후 영양소 결핍 같은 문제가 생길 위험도 적다.”
-비만을 의지만으로 치료할 수 있나.
“비만은 절식하고 운동만 하면 고칠 수 있는데 의지가 부족해 고치지 못한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아주 잘못된 말이다. 담배나 우울증처럼 혼자 노력으로 고치기 어렵고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BMI 35㎏/㎡ 이상인 고도 비만 환자는 식이 요법과 운동만으로 몸무게를 20~30% 줄이고 10년 이상 요요 현상을 겪지 않고 유지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다.
약으로 비만을 해결하려는 사람이 있지만 효과가 오래 유지되지 못하고 동반 질환 개선 효과도 입증하지 못했다. 오히려 약물 부작용과 비용 문제 등이 생길 수 있다. 무분별한 비만 치료제 사용으로 부작용이 생겨 고생하는 이가 적지 않다.”
-소아ㆍ청소년 비만은 언제 수술해야 하나.
“비만 소아ㆍ청소년 환자는 영양 측면 외에도 심리적 측면도 살펴야 한다. 특히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 등 사회에 들어가기 전에 비만 문제를 해결해주면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그런데 소아ㆍ청소년 비만은 당장의 동반 질환으로 인한 문제도 있지만 중ㆍ장년기 건강 상태를 위협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과도한 체중 감량이 성장 발달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수술 시점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18세 이상이거나 뼈 성장이 완료된 것이 확인되면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수술 전후 관리나 흉터에 대한 정보가 궁금한데.
“비만 대사 수술은 3~4개의 작은 구멍을 배에 뚫어 시행하는 흉강경 수술로 진행된다. 쌀 가마니처럼 커진 위를 70~80% 절제한다. 절제량에 따라 효과나 합병증이 달라지기에 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수술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수술 전후 관리는 어떤 수술법을 택할지, 동반 질환은 없는지, 평소 생활 습관은 어떤지에 따라 달라진다. ‘수술만 하면 더 이상 다이어트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 수술 후부터 다시 시작이다. 다만 이전과는 다르다. 운동이나 식이 요법으로 해결할 수 없던 고도 비만에서 벗어나 시도해 볼만한 상태로 다이어트의 기본 골격을 바꿔주는 것이다.”
-수술 후 병원에서 환자의 영양 관리에 소홀하다는 비판도 있는데.
“지난해 우리 병원 비만대사센터에서 연구한 결과, 비만 대사 수술을 시행하는 병원의 70% 정도가 진료 지침에서 권고하는 양보다 부족한 영양제를 처방하는 것을 확인했다. 비만 대사 수술 후 미세 영양소 검사 시점은 진료 지침에서도 명확히 제시되지 않아 각 수술센터는 각자의 스케줄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어 명확한 기준을 정립할 때다.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는 전 세계 모든 비만대사센터에서 환자 진료 시 참고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미세 영양소 검사 스케줄을 제시해 국제적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정확한 시기에 필요한 검사를 할 수 있다면 환자의 검사 비용을 절약하고 소홀함 없는 검사가 이뤄질 수 있다.”
-비만 대사 수술 전후 다학제 통합 진료는 어떤 점이 좋은가.
“우리 병원 비만대사센터를 찾은 비만 환자는 여러 교수들을 거쳐 결국 모두 저를 만나게 된다. 저는 수술의 외과적 관리 측면을 조언하고, 다른 교수는 식단과 운동, 동반 질환 관리 등을 설명한다. 서로 다른 관점에서 환자를 다각도로 살펴보기에 환자 만족도가 높다. 센터 중심의 원스톱 진료도 장점이다. 또한 아직 국내에 비만 대사 수술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이 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병원을 찾는 비만 환자는 인터넷 카페 등에서 부정확한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다.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의 경우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인터넷 환우회, 유튜브채널 등을 통해 환자들과 진료실에서 못다한 이야기도 나눈다. 또한 의사와 환자가 직접 만나 얘기하는 시간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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