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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말기 폐부전 환자에 희망 ‘폐 이식 수술’ 200례

입력
2022.02.1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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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폐이식팀 김동관(오른쪽 두 번째) 교수가 지난 1월 13일 폐동맥 고혈압을 동반한 간질성 폐 질환 환자에게 200번째 폐 이식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폐이식팀 김동관(오른쪽 두 번째) 교수가 지난 1월 13일 폐동맥 고혈압을 동반한 간질성 폐 질환 환자에게 200번째 폐 이식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은 장기이식센터 폐이식팀이 폐동맥고혈압을 동반한 간질성(間質性) 폐 질환으로 호흡 곤란을 겪던 54세 여성 환자에게 뇌사자 폐를 이식하며 폐 이식 수술 200례를 달성했다.

병원 폐이식팀은 2008년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에게 뇌사자 폐를 이식한 것을 시작으로 점차 수술 경험을 늘려왔다. 지금까지 말기 폐부전 환자들에게 뇌사자 폐 이식 199건과 생체 폐 이식 1건을 시행했다. 국내 폐 이식 환자 4명 중 1명의 폐 이식 수술을 서울아산병원이 담당한 셈이다.

폐 이식 환자 200명 중 남성은 127명, 여성은 73명으로 남성이 월등히 많았다. 연령별로는 60대가 64명으로 전체의 32%를 차지했다. 원인 질환으로는 폐가 딱딱해지면서 폐 기능을 상실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특발성 폐섬유증이 가장 많았다.

이 중 가습기 살균제 부작용으로 심각한 폐 손상을 입은 환자 13명과 코로나19 감염 후유증으로 폐 기능을 상실한 환자 10명도 포함됐다.

2017년에는 특발성 폐동맥고혈압으로 심장이 언제 멈출지 모르는 환자(20)가 부모의 폐 일부를 성공적으로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은 사례도 있었다.

폐이식팀의 이식 후 생존율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0명의 폐 이식 환자 중 70%는 인공 심폐기(ECMO)나 기계적 환기 장치를 오래 유지한 중증환자였음에도 불구하고 1년 생존율 80%, 3년 생존율 71%, 5년 생존율 68%, 7년 생존율 60%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전 세계 폐이식센터 성적을 합한 국제심폐이식학회(ISHLT)의 1년 생존율 85%, 3년 생존율 67%, 5년 생존율 61%를 상회한다. 국내 성적을 모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의 1년 생존율 63%, 3년 생존율 53.4%, 5년 생존율 47.9%, 7년 생존율 43.9%와 비교해도 우수하다.

홍상범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 이식 수술 환자들은 이식 거부 반응과 합병증을 막기 위해 면역 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며 “중환자 치료 시스템을 통해 이식 환자들의 면역 억제제 복용을 조절하고 호흡 재활 운동을 도와 환자들의 장기 생존과 삶의 질을 보장하고 있다”고 했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간이나 심장 등 다른 장기에 비해 낮았던 폐 이식 생존율이 이식 환자 3명 중 2명이 5년 이상 생존할 만큼 크게 향상됐다. 앞으로도 많은 말기 폐부전 환자가 새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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