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 ‘색소 이상’ 생기면 실명 일으키는 ‘습성 황반변성’ 주의해야

입력
2022.02.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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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 환자가 본 시야.

황반변성 환자가 본 시야.

눈 망막 중심부인 황반(黃斑ㆍ yellow spot)에 색소 이상이 발견되면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국내 황반변성 검진에서 탈색소 병변이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변석호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이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연구팀은 탈색소 병변 크기에 따라 습성 황반변성 진행 위험이 132배까지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황반변성은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데, 망막에서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이 변성되면서 발생한다. 국내 성인 실명 원인 1위 질환으로 꼽힌다.

황반변성은 ‘습성(wet)’과 ‘건성(dry)’으로 나뉜다. 중심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황반변성은 대부분 습성이다. 건성 황반변성은 습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습성 진행 여부를 빠르게 진단해 치료하는 것이 실명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황반변성은 황반에 쌓인 노폐물인 ‘드루젠’과 망막 색소가 짙어지거나 연해지는 ‘색소 이상’을 확인해 진단한다. 대부분의 서양인 황반변성 환자가 드루젠 소견을 보여 지금까지 국내에서도 드루젠 확인을 위주로 진단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드루젠 없이 색소 이상만을 보이는 동양인 황반변성 환자 사례를 다수 확인했다. 이에 2010~2016년 세브란스병원에서 황반변성 진단을 받은 환자 중 드루젠 없이 색소 이상 소견만 보이는 환자 241명을 대상으로 안저(眼底) 검사와 빛간섭단층촬영을 진행했다.

안저 검사로 안구 안쪽 망막 등을 찍고, 빛을 이용한 빛간섭단층촬영으로 망막·황반 단면을 관찰해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 가능성 징후를 확인했다. 그 결과, 안저 검사에서 탈색소 병변 크기가 클수록 습성 황반변성 진행 위험도가 높았으며, 탈색소 병변이 없을 때와 비교해 23배까지 더 위험했다.

특히 안저 검사에서는 탈색소 병변으로 나타나고, 빛간섭단층촬영에서 관찰되는 ‘망막색소상피 올라감(elevation)’ 소견 크기가 클수록 습성 황반변성 진행 위험도가 높았고, 망막색소상피가 정상일 때와 비교해 132배까지 더 위험했다.

변석호 교수는 “서양인과 달리 동양인 황반변성 환자는 드루젠뿐만 아니라 색소 이상 검사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준원 교수는 “안저 검사와 빛간섭단층촬영을 함께 시행하는 정기검진으로 색소 이상을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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