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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 바꿔 입고 딱지치기... 베이징서 빛난 쇼트트랙 선수들 '오랜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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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을 울고 웃게 만든 지구촌 축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20일 폐막합니다. 승패와 입상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도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며 큰 박수를 받았죠.
특히 세계 정상권 실력을 갖춰 누구보다도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쇼트트랙 선수들은 대회 초반 편파 판정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했지만, 이후 제 실력을 발휘하며 금빛 피날레를 장식했습니다. 치열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다른 나라 선수들과 서로 축하와 격려를 주고받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는데요. 누리꾼들도 쇼트트랙 선수들의 이런 모습에 "이게 바로 올림픽 정신"이라며 다른 나라 선수들과의 우정에 주목했습니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사이 좋은 한국팀과 네덜란드팀'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게시물에는 여자 3,000m 계주 간이 시상식에서 김아랑 선수가 네덜란드 선수를 안고 셀카를 찍는 사진이 첨부돼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시상식 보셨겠지만, 시상대에 선 중국 한국 네덜란드 선수들이 다함께 셀카를 찍고, 또 서로 기념사진을 남기며 기쁨을 만끽하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매년 시즌 때마다 대회에서 만나는 선수들에게 이런 장면은 당연할 법도 한데, 대회 초반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한 석연치 않은 판정이 잇따랐던 터라 더 눈에 띄었습니다.
누리꾼들은 "흐뭇하네요"(푸르**), "정말 보기 좋네요"(떵나**), "가장 보기 좋았던 장면"(그늠***), "이런 게 스포츠죠. 경기를 떠나 서로 격려해주고, 위해주고, 응원해주고, 그동안의 노력을 알아주고"(흰수염***)라고 호응했습니다.
이 외에도 김아랑 선수와 쉬자너 스휠팅 선수가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고 포즈를 취해 찍은 사진, 네덜란드와 일본 등 다른 나라 선수들로부터 케이크와 함께 생일 축하를 받는 사진도 담겨 있었는데요. 이 사진들은 이번 올림픽이 아니라 김아랑 선수가 2018년 여름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사진입니다. 당시 네덜란드에서 전지훈련하면서 찍은 사진 여러 장도 올라와 있는데, 아마도 이런 인연 때문에 시상식에서 네덜란드 선수들과 더욱 친밀함을 드러냈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아랑 선수와 스휠팅 선수가 유니폼을 바꿔 입은 사진은 스휠팅 선수가 4년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으로 확인되는데, 이 사진을 본 그의 팬들도 '좋아요'를 7,500차례 눌렀네요. 또 "네덜란드 유니폼이 김아랑 선수에게도 잘 어울린다"(peterwil*****), "사진 멋지다"(rienk********), "(유니폼 말고) 헬멧은 안 바꿔 썼네"(gdorres*****), "네덜란드 사람인데 누구를 응원해야 하나"(x.just****), "사진 보고 크게 웃었다"(maikel****), "네덜란드 유니폼이 당신에게 더 잘 어울린다"(utrechter********) 등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한 누리꾼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4강으로 이끈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누리꾼들이 붙여준 한국식 이름 '희동구'를 언급하며 "희동구형 나라는 인정해줘야지"(320d*******)라고 했습니다.
머리를 분홍빛으로 물들인 '핑크보이' 곽윤기 선수는 1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에 외국 선수들과 딱지치기하는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2021~2022 시즌 ISU 월드컵 4차 대회 때 촬영했다 편집을 거쳐 뒤늦게 올림픽 기간에 올렸다고 밝힌 이 영상을 보면, 곽 선수는 숙소로 추정되는 건물 통로에서 네덜란드 대표 선수들과 함께 딱지를 접고, 딱지치기 방법을 가르쳐 줍니다.
곽 선수와 김아랑 선수가 직접 시범을 보여준 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야라 판케르코프, 리앤 더 프리스 등 네덜란드 선수들이 딱지치기에 도전했는데요. "상대 딱지를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곽 선수의 설명에도 이들은 넘겨야 할 상대 딱지가 아닌 엉뚱한 바닥에 자신의 딱지를 내리치며 웃습니다. 상대가 넘기지 못하도록 발로 자신의 딱지를 꾹꾹 밟아 납작하게 만들어 남다른 승부욕을 보이기도 합니다. 즉석에서 열린 '딱지치기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단 브레이우스마 선수는 곽 선수가 미리 준비해 간 한복을 상품으로 건네받아 입고서는 "사이즈가 딱 맞는다. 좋다"며 환하게 웃어 보이네요.
이 영상은 조회수 350만 회, 댓글 7,000개가 달리며 폭발적 호응을 얻었는데요. 누리꾼들은 "아니 어떻게 외국 선수들하고 딱지치기할 생각을 하셨는지, 윤기 오빠의 인싸력 세계가 인증합니다"(x*), "너무 재밌게 논다. 같이 껴서 놀고 싶다"(muse**), "다른 나라 선수들이랑 친하게 잘 지내는 모습 보니 마음이 따뜻해지네요"(수*), "외국 선수들하고 공기놀이 고무줄놀이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hyejin****), "쇼트트랙을 같이하고 있는 선수들과 얼마나 친한지 보여주는 영상"(소년*) 등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특히 올림픽 개막식 '한복' 논란을 상기하며 "한복이 우리나라 전통의상이라는 걸 외국 선수들에게 각인시켜 주다니 진짜 멋지다"(cla**) "이쯤되면 나라에서 꽉잡아윤기님한테 상 줘야 한다"(29**), "다른 나라 선수분들에게 한국 문화 이렇게 재밌게 알려주는 거 진짜 대박"(윤*)이라고 응원했어요.
다른 나라 선수 간 우정도 눈에 띄었죠. 특히 쉬자너 스휠팅은 1,000m에서 최민정의 추격을 따돌리고 우승한 뒤 벨기에의 하너 데스머트 선수와 서로 축하하며 기뻐했죠. 또 1,500m 준결승에서는 중위권에 있던 두 선수가 동시에 선두로 치고 나가 1, 2위로 나란히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어깨동무를 하며 자축하는 장면을 보고 "나라는 다르지만 거의 한몸처럼 움직인다", "마치 같은 나라 선수처럼 호흡이 척척 맞는다"(이상 배성재 SBS 캐스터)는 말도 나왔는데요. 누리꾼들도 "둘이 무슨 사이냐"며 궁금해했습니다.
찾아보니 데스머트 선수도 빙상 강국인 네덜란드 대표 선수들과 수년 전부터 함께 훈련해 아주 친한 것 같습니다. 국제빙상연맹(ISU)과 외신 등에 따르면, 벨기에와 네덜란드 간 '지도 교류(coaching partnership)' 덕분에 데스머트는 다년간 스휠팅과 함께 훈련했습니다. '스휠팅의 훈련 파트너'라는 표현도 자주 등장하네요.
그는 쇼트트랙 선수인 남동생과 함께 2018년 네덜란드 국가대표 감독 유런 오터에게서 "네덜란드 대표팀과 헤렌벤에서 훈련하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해요. 데스머트의 동생은 2020년 3월 네덜란드 빙상 전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원했던 제안을 받아 곧바로 헤렌벤으로 옮겨 훈련하고 있다"며 "함께 훈련하려면 어느 정도 수준이 올라야 했는데, 오터 감독이 '정상급 선수들과 충분히 훈련할 정도로 빠르게 실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고 밝혔어요. 남매가 훈련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죠.
국제대회에서 차츰 두각을 나타낸 데스머트는 지난해 3월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1,000m 결승 진출이 꿈"이라고 했는데요. 스휠팅과 최민정에 이어 동메달까지 따내며 목표를 초과 달성했죠. 그는 메달 시상식 후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상대에서 스휠팅과 함께 기쁨을 나누게 돼 정말 기쁘다"며 남다른 우정을 과시했습니다.
데스머트는 2020년 훈련 도중 갑작스럽게 '자가면역질환'으로 사망한 네덜란드 전 국가대표 라라 판 라위번과 함께 훈련한 인연도 있네요. 국적을 떠나 오랫동안 땀 흘리며 함께 훈련한 동료가 운명을 달리해 상심이 컸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데스머트는 3,000m 계주 결승을 앞두고 "젊은 나이에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일이 발생해 아직도 그가 돌아오지 않는 게 이상하다"며 "3,000m 계주에서 네덜란드를 응원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계주에서 우승한 네덜란드 선수들은 사망한 동료를 위로하는 '세리머니'로 추모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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