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이대남'은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게 되었나

입력
2022.02.18 16:40
수정
2022.02.18 16:59
구독

이동수 지음 '캐스팅보트: MZ세대는 어떻게 정치를 바꾸는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90%에 달하는 지지를 보냈던 청년들은 5년이 흐른 지금 상당수가 마음을 돌렸다. 특히 남성은 국민의힘의 가장 큰 지지세력이 되었다. ‘이대남(20대 남성)’은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게 70%가 넘는 몰표를 줬고, 사상 첫 30대 제1야당 대표(이준석)를 탄생시켰으며, 이번 대선에서도 야당지지가 강하다. 대체로 진보지지층으로 여겨졌던 청년들은 왜 보수정당을 지지하게 된 걸까, 이대남은 왜 이준석에게 열광하게 된 걸까.

7일 출간된 신간 '캐스팅보트: MZ세대는 어떻게 정치를 바꾸는가'는 이 물음에 상당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저자인 88년생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향후 선거에서 캐스팅보트는 청년들이 쥐고 있다"면서 몇몇 현안을 통해 그들의 특징을 설명한다.

첫째는 공정이슈. 정부·여당의 지지율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정규화 추진과 조국 사태를 거치며 크게 휘청였다. 저자는 수능·사법고시 등 정량평가 제도가 학종·로스쿨 등 정성평가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부모의 재력과 네트워크가 개입될 여지가 생기면서 청년들이 분노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일부 기성세대는 청년의 공정요구를 '능력주의 추종'이라고 비판했지만 청년들은 주입식 제도일지언정 ‘흙수저’들에게도 최소한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메이드인·272쪽·1만5,000원

메이드인·272쪽·1만5,000원

20대 남녀들은 한국사회의 가장 심각한 갈등으로 젠더문제를 꼽는다. 저자는 2018년 한 여성이 술집에서 “여성혐오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던 ‘이수역 사건’을 젠더갈등의 기폭제로 규정하면서, 이 시기 남성들의 주장을 대변한 사람은 이준석 대표가 거의 유일했다고 지적한다. 반면 정부·여당은 '젠더갈등이 특별한 건 아니다' '보수정부 때 교육을 잘못 받아서 그렇다' 식으로 무시하거나 훈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대남은 정부가 편파적이라 생각했고, 그 실망과 분노가 누적돼 반페미니즘, 이대남 현상을 낳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경선 때 홍준표 열풍이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이후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도 ‘이준석과 이대남’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한다.

저자는 정치권을 향해 “페미니스트를 영입하면 여성들이 좋아하리라고 생각하는 건 단세포적 접근”이라며 “남녀 공통이슈에 주목해 접점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어 "탈이념적이고 실용과 합리를 추구하는 MZ세대의 특성은 분명 지속적으로 한국 정치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MZ세대인 저자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이념과 진영을 떠나 청년들의 당면문제를 정치권에 전달하는 활동을 펴고 있다. 한국일보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진보도 싫고, 보수도 싫은데요' '어른이 정치사'가 있다. 2019년 '한국을 빛낼 차세대리더 100'에 선정됐다.


송은미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