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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짓는 동물보호소는 복지시설 개념… 주민과 상생하며 가야"

입력
2022.02.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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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청원' 공감에 답합니다

편집자주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으로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면서 공론의 장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 못하는 동물은 어디에 어떻게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요. 이에 동물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의견을 내는 애니청원 코너를 시작합니다.


대전 유성구 금남구족로 대전동물보호센터는 주민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적극적인 소통으로 주민들을 설득해 지난해 4월 문을 열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대전 유성구 금남구족로 대전동물보호센터는 주민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적극적인 소통으로 주민들을 설득해 지난해 4월 문을 열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갈 곳 없는 유기동물 위한 보호소 설립, 반대하지 말아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보도(11일)한 애니청원에 포털사이트와 한국일보닷컴,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감해주신 분이 813명에 달했습니다.

부산 북구 구포개시장이 폐쇄되면서 구조된 개 '흰자'의 시선으로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유기동물을 위한 시설 건립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주민들과 소통하며 설득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내용에 많은 분이 공감해 주셨는데요.

부산시와 경남 고성군은 지난해 동물보호센터 설립을 추진했으나 주민과 지방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지원받은 국비 6억 원과 도비 8억 원을 각각 반납해야 했습니다. 해당 지역 보호센터 설립 과정에 참여했던 심인섭 라이프 대표유영재 비구협 대표에 동물보호시설 추진이 어려운 원인과 대책에 대해 물었습니다. 부산시와 고성군에는 동물보호센터 추진계획을 묻고 답을 전해 드립니다.

부산시는 폐쇄된 북구 구포 개시장(왼쪽)에 '서부산권동물복지센터'를 지으려고 했지만 구의회와 주민들의 반대로 지난해 말 국비를 반납했다. 오른쪽 사진은 구포 개시장에서 구조돼 지금은 반려견으로 살아가고 있는 '흰자'. 동물자유연대 제공

부산시는 폐쇄된 북구 구포 개시장(왼쪽)에 '서부산권동물복지센터'를 지으려고 했지만 구의회와 주민들의 반대로 지난해 말 국비를 반납했다. 오른쪽 사진은 구포 개시장에서 구조돼 지금은 반려견으로 살아가고 있는 '흰자'. 동물자유연대 제공

-부산시와 경남 고성군은 동물보호센터를 의욕적으로 추진했는데 좌절된 배경이 뭔가요.

"부산시의 경우 60년 동안 개를 식용으로 매매한 곳을 폐쇄하고 '서부산권 동물복지센터'를 짓는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는데 일부 주민의 반대로 추진되지 못했습니다.

동물보호소 하면 냄새나고 시끄러운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분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하지만 대전, 경기 오산시 등에 새로 지은 동물보호센터는 방음∙방취가 되는 것은 물론 동물병원, 놀이터 등이 함께 들어서면서 지역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동물보호시설은 진화하고 있는데 주민들은 여전히 예전 이미지만 떠올리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심인섭 라이프 대표)

"경남 고성군이 농업기술센터 내에 동물보호센터를 지으려고 한 배경은 주택가와 떨어져 민원발생 가능성이 낮고, 시설을 관리할 축산과가 센터 내에 있어 관리감독도 제대로 할 수 있어서입니다. 경남 통영시와 사천시, 진주시가 최근 농업기술센터 내에 동물보호센터를 설립한 이유인데요, 유독 고성군의회만 이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보호센터 건립이 늦어지며 임시보호시설을 넓히기 위한 사업신청을 했으나 이 역시 거절됐는데요. 군의회와 주민들은 냄새와 소음에 대한 우려를 하는데 보호센터 위치와 시설공법을 고려하면 민원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유영재 비구협 대표)

경남 고성군 동물보호소의 수용규모는 100마리인데 현재 180마리에 달해 보호소 건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네이버 동그람이 제공

경남 고성군 동물보호소의 수용규모는 100마리인데 현재 180마리에 달해 보호소 건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네이버 동그람이 제공

-동물보호센터를 짓기 위해서는 주민들을 설득하는 일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어떤 방안이 있을까요.

"동물보호센터에 유기동물 보호공간뿐 아니라 병원, 놀이터, 교육을 위한 세미나실 등을 갖추고 반려동물 관련 행사도 열면서 보호시설이 혐오시설이 아니라는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또 대전시의 경우 보호센터 옆 반려동물공원을 조성하고, 지역 주민의 일자리 창출과 공원 내 수익사업 우선 기회 제공 등을 통해 주민을 설득해 간 사례도 있습니다." (심인섭 라이프 대표)

"주민 만장일치로 동물보호센터를 짓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자체는 동물보호법 상으로도 유기동물을 보호하고 관리할 의무가 있습니다. 현재 임시보호소에서 동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군의회가 먼저 보호센터 예산을 통과시키고, 이후 주민 설득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고성군도 시설을 짓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했지만 지역 주민을 만나 설득하는 데에는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롤모델로 꼽히는 대전동물보호센터의 경우도 주민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설립 전후 주민설명회를 여러 번 열면서 주민들을 설득했습니다." (유영재 비구협 대표)

지난해 4월 대전 유성구 금남구족로에 세워진 대전동물보호센터 전경. 대전동물보호센터 제공

지난해 4월 대전 유성구 금남구족로에 세워진 대전동물보호센터 전경. 대전동물보호센터 제공

-동물보호센터 설립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요.

"반대하는 주민들이 있어 설립이 더딘 상황은 맞습니다. 하지만 설립하지 않겠다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북구청 지역 주민들의 합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주민들의 요구를 세부적으로 검토하는 중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시설 설립을 위해 올해 예산을 확보해 빠른 시일 내에 설립을 추진하겠습니다." (부산시 농축산유통과 관계자)

"올해 20억 원을 들여 농업기술센터 내에 동물보호센터를 지으려고 했는데 군의회에서 전액 삭감되면서 추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 지으라는 요구도 있는데 현재 임시보호소가 있는 농업기술센터가 적지입니다. 군 부지라 기본 정비가 되어 있고, 동물병원, 운동장 등을 같이 지어 반려인들도 같이 와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하고 있어서입니다. 그동안 주민과의 소통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현재 임시보호소인 만큼 보호센터를 반드시 지어야 하기 때문에 군의회와 주민들을 설득해 가겠습니다." (경남 고성군 관계자)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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