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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질주' 최민정·황대헌 "같이 분노하고 기뻐해 주신 국민들께 감사"

입력
2022.02.17 18:33
수정
2022.02.17 18:43
2면

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왼쪽)과 최민정이 17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메인미디어센터(MMC) 프레스 콘퍼런스홀에서 국내 언론사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왼쪽)과 최민정이 17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메인미디어센터(MMC) 프레스 콘퍼런스홀에서 국내 언론사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쇼트트랙을 통해 열정 에너지를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국민 여러분들께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대한민국에 금메달을 안겨 준 쇼트트랙 황대헌(강원도청)과 최민정(성남시청)은 17일 중국 베이징의 메인 미디어센터 프레스 콘퍼런스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최민정은 “대회 초반 팀 성적이 안 좋다가 중후반부터 좋아졌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단단히 뭉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 다같이 분노해주시고 슬픔, 위로, 격려를 보내주셔서 감사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를 수확하며 베이징올림픽을 마무리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대회 전만 해도 대표팀에는 ‘위기’라는 단어가 자주 붙었다. 대표팀 주축 심석희(서울시청)가 2018 평창올림픽에서 최민정에게 고의 충돌을 시도했다는 의혹에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동료들을 험담한 메시지까지 공개돼 선수들은 큰 상처를 입었다. 남자부에선 평창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임효준(중국명 린샤오쥔)이 징계를 받고 중국으로 귀화하는 등 최고의 전력을 꾸리지 못했단 평가도 받았다. 선수들은 그러나 서로를 믿고 똘똘 뭉쳐 기대에 부응했다. 최민정은 “특히 여자계주에선 항상 금메달을 땄는데 이번엔 은메달이었다. 선배들의 좋은 성적을 유지 못해 아쉬움과 속상함은 있다”면서도 “그래도 현재 팀 상황에서 최선의, 아니 그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이 17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메인미디어센터(MMC) 프레스 콘퍼런스홀에서 국내 언론사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민정은 이번 대회에서 여자 1,500미터 금메달, 1,000미터 은메달, 3,000미터 계주 은메달을 획득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이 17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메인미디어센터(MMC) 프레스 콘퍼런스홀에서 국내 언론사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민정은 이번 대회에서 여자 1,500미터 금메달, 1,000미터 은메달, 3,000미터 계주 은메달을 획득했다. 베이징=연합뉴스

경기 일정을 마무리한 뒤 많은 축하와 위로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기억에 남는 메시지’에 대해 최민정은 “1,000m 경기가 끝나고 김연경 선수에게 메시지가 왔다”면서 “같은 운동선수로서 위로가 됐고 힘도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구체적인 문자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며 웃었다. 황대헌은 “동생이 러브홀릭의 '버터플라이'가 배경음악으로 깔린 제 경기 모습을 보내줬다”면서 “그간 고생했던 순간들이 떠올라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날 모습을 보이진 않았지만 남자 대표팀의 맏형 곽윤기는 대회 내내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황대헌은 “(편파 판정에 대해 강하게 발언해 준) 윤기형에게 감사하다”면서도 “하지만 이젠 판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야 할 때다. 그래도 윤기형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고 싶다”고 했다. 곽윤기는 또 16일 간이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 안무를 선보이며 은메달을 자축했다. 황대헌은 “윤기형이 시상식에서 라스트댄스를 추겠다고 사전에 말해 줬다”면서 “춤이 멋있어야 했는데 좀 귀여워 보였다. 그래서 흐뭇하게 쳐다봤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평창올림픽 땐 못했는데, 베이징에선 시상대에 5명이 다 같이 올라갈 수 있어서 너무너무 행복했다”면서 “좋은 팀원들과 같이해 더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최민정은 “이번 대회 쇼트트랙 세부종목 올림픽 기록이 모두 바뀌었다. 그만큼 최근 선수들의 속도가 많이 빨라졌다는 뜻”이라며 “향후 세계 무대에서 살아남으려면 강도 높은 파워 훈련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무리가 잘돼 후회 없는 올림픽이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황대헌이 17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메인미디어센터(MMC) 프레스 컨퍼런스홀에서 국내 언론사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황대헌은 이번 대회에서 남자 1,500미터 금메달, 5,000미터 계주 은메달을 획득했다. 베이징=연합뉴스.

황대헌이 17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메인미디어센터(MMC) 프레스 컨퍼런스홀에서 국내 언론사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황대헌은 이번 대회에서 남자 1,500미터 금메달, 5,000미터 계주 은메달을 획득했다. 베이징=연합뉴스.

한편 최민정(금1, 은2)은 공식 포상금으로만 최소 3억9,000만 원가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문체부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6,300만 원, 은메달에 3,500만 원, 동메달에 2,500만 원을 준다. 단체전은 개인전 금액의 75%다. 또 국민체육진흥공단 경기력향상연구연금과 대한빙상경기연맹 포상금도 있다. 황대헌(금1, 은1)은 약 2억7,500만 원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남자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딴 대표팀 5명 가운데 이준서(22ㆍ한체대) 박장혁(24ㆍ스포츠토토) 김동욱(28ㆍ스포츠토토) 등 3명은 병역특례 대상자가 됐다. 황대헌과 곽윤기는 일찌감치 특례 대상자로 병역 이행을 마쳤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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