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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집은 못 내놓고 막말·조롱만 판치는 대선

입력
2022.02.18 04:30
27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오대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오대근 기자

15일부터 제20대 대통령 선거운동이 시작됐으나 우려했던 대로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혐오와 막말의 네거티브 공세만 난무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모두 선심성 공약에만 치중해 정책적 차이가 뚜렷하지 않다 보니 저열한 흠집내기의 프레임 전쟁만 가열되는 모습이다.

이 후보 측의 타깃은 윤 후보의 무속 관련 논란이다. 2018년 ‘소가죽 굿판’ 행사에 윤 후보 부부의 연등이 달려 있었다는 김의겸 민주당 의원의 주장을 시작으로 연일 ‘엽기 굿판’ ‘주술 공화국’ 등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광화문 유세에 나선 이 후보도 “주술에 국정이 휘둘리면 되겠느냐”며 윤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이에 맞선 윤 후보의 발언 수위도 험악하기 짝이 없다. 윤 후보는 이날 경기 안성 거리 유세에서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파시스트들이 뒤집어씌우는 것은 세계 최고다”며 이 후보를 파시스트에 빗댔다. 자신의 ‘전 정권 적폐 청산 수사’ 발언을 ‘정치 보복’이라고 덮어씌우고 있다는 주장이다. 양강 후보의 주장대로라면 ‘주술가’ 와 ‘파시스트’ 중에서 대통령을 뽑아야 하니 유권자들만 처량할 따름이다.

양측이 이런 거친 말을 쏟아내는 데는 서로에 대한 적대감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정책적 부실도 한몫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양측은 여러 분야의 ‘미니 공약’들은 쏟아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집대성한 대선 정책 공약집은 아직 완성하지 못했다. 국정 비전을 담은 설계도가 없이 산발적인 공약만 쏟아지니 후보 간 차별점이 부각되기 어렵다. 실제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가 각 정당으로부터 받은 공약 답변서에서 이 후보는 270여 개 공약에 300조 원 이상의 비용, 윤 후보는 200개 공약에 266조 원의 비용을 예상했으나 양측 모두 재원 마련 방안으로 세출예산 절감, 세입 증가 등 두루뭉술하게만 언급했다. 이렇다 보니 양측이 열을 올리는 것은 상대에 대한 증오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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