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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 식어가는 청약시장...대출규제 피한 소형은 그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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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시장에도 찬바람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올해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에 비해 뚝 떨어졌습니다. 금리는 올라갔고 정부가 대출도 옥죄는 요즘, 수요자들은 가격 부담이 덜한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 이하)로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집값이 하락세에 접어들며 덩달아 열기가 식고 있는 청약 시장에서 그나마 소형 아파트가 선전하는 셈입니다.
20일 부동산R114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국 아파트 청약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5.44대 1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최고 35.39대 1까지 치솟았던 평균 경쟁률은 9월부터 내림세를 탔고 이달(15일 기준)에는 11.35대 1까지 떨어졌습니다.
동시에 당첨 커트라인(최저 청약가점)도 내려갔습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커트라인은 평균 62점이었지만 올해는 인기 단지들도 50점대 수준입니다. 얼마 전까지 무섭게 타올랐던 청약 시장의 열기가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입니다.
이런 와중에 소형 아파트 경쟁률은 이례적으로 뛰었습니다. 지난달 청약 시장에 나온 전국의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 888가구에는 무려 1만9,977명이 몰렸습니다. 1순위 평균 경쟁률은 22.47대 1로 중형(13.66대 1)과 대형(19.73대 1) 아파트 경쟁률을 멀찍이 앞질렀습니다. 소형 아파트 경쟁률은 지난해 1월 6.81대 1에 불과했는데 1년 만에 3배 이상 높아졌습니다.
최근 진행된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청약에서도 소형 평형은 인기를 과시했습니다. 전용 59㎡A형은 14가구 모집에 2,972명이 달려들어 24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평균 경쟁률(34.43대 1)에 비춰봤을 때 소형에 압도적으로 수요가 쏠린 셈입니다.
수요자들이 중대형에서 소형 아파트로 눈을 낮춘 건 대출 규제 영향이 큽니다. 분양가 9억 원 규제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용 60㎡ 이하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억6,516만 원으로 간신히 9억 원을 넘지 않았습니다. 현재 분양가가 9억 원 이상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하는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은 40%에서 20%로 줄어듭니다. 또한 올해부터 잔금 대출이 2억 원을 넘으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적용됩니다. 결국 감당할 수 있는 면적의 아파트에 청약을 넣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약 경쟁률이 대폭 내려간 지금이 내 집 마련의 기회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당첨 가능성이 커졌다는 겁니다. 물론 시세와 입지 등을 꼼꼼히 따져서 옥석을 가려야 하는 건 언제나 중요합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시장이 둔화될 때 알짜 매물 찾기가 용이하다"면서 "다만 주거 환경, 생활권 등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청약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얼마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당첨 뒤에 여력이 안 돼 청약통장만 날리는 불상사만은 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금리가 오를 때는 지금의 현금 흐름으로 얼마나 버틸지 추정해야 한다"며 "부동산 상승장에서는 높여 잡아도 되지만 지금은 보수적으로 예산을 잡고 판단하는 게 시기적으로 맞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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