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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은 사이시옷

입력
2022.02.18 04:30
25면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에서 ‘숟가락’의 표기는 앞말의 받침 ‘ㄹ’이 ‘ㄷ’으로 변화하는 과정임을 함께 알아본 적이 있다(2021년 12월 24일자 우리말 톺아보기 참고). 그러면 숟가락과 짝꿍인 ‘젓가락’은 왜 ‘ㅅ’ 받침으로 적어야 할까? 젓가락은 단어 구성을 따져 보면, ‘저(箸)+-ㅅ+가락’으로 분석된다. 한자어 ‘箸(젓가락 저)’에 ‘가락’이 붙었을 때, 발음이 [저까락]으로 나는데 사잇소리가 첨가되었다. 이 사잇소리를 역사적으로 ‘ㅅ’으로 표기해 왔기 때문에 ‘ㅅ’으로 받치어 적는 것이다.

한글맞춤법 제30항 2. (1)에 ‘순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것’은 사이시옷을 받치어 적도록 한 규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사이시옷 표기에 대한 한글맞춤법 제30항은, 어문규정 중 가장 헤아려 공부할 것이 많은 조항이다. 두 개의 단어가 결합하는 합성어 조건에, 한자어인지 순우리말인지를 구별해야 하는 한자 지식이 필요하다. 사이시옷으로 결합하여서는 언중이 어떻게 발음하는지에 대한 음운론적 현상도 알아야 한다. 한자어끼리의 결합은 사이시옷 표기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숫자(數字)’처럼 두 음절로 된 한자어 중, 단 6개는 언중들이 너무나 많이 사이시옷을 적어 예외로 두기도 하였다.

이와 달리 발음이 변하는 대상도 아니고, 합성어가 아닌 파생어로서 명사 ‘해’에 접미사 ‘­님’이 결합한 ‘해님’은 [*핸님]으로 잘못 발음하고 ‘*햇님’으로 적어 ‘ㅅ’을 남용하는 예이다. ‘ㅅ’을 적거나 적지 않았을 때, 어색한 것은 국어사전을 꼭 찾아보도록 한다.

박미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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