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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위로하며 양보 유도?... '살살' 손 내미는 국민의힘

입력
2022.02.17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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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유세버스 사고' 빈소 찾아 안철수와 25분 독대
로고송ㆍ율동 캠페인도 자제... 단일화 시나리오 무성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6일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위로하고 있다. 천안=오대근 기자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6일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위로하고 있다. 천안=오대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중대 변곡점을 맞았다. 15일 선거운동원의 유세용 버스 사망 사고 이후 안 후보는 선거운동을 중단했고, 단일화 줄다리기에서도 손을 뗐다. 안 후보의 사퇴를 압박하며 '힘'으로 맞섰던 국민의힘은 태도를 바꿨다. 안 후보에게 위로와 우호의 손짓을 보내며 '무혈 빅딜'을 성사시킬 방안을 찾고 있다.

로고송·율동 중단한 尹, 빈소 찾아 安 위로

윤 후보는 16일 밤 충남 천안에 마련된 버스 사고 희생자의 빈소를 찾아 유족과 안 후보를 위로했다. 빈소를 지키던 안 후보와는 단둘이 25분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국민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제안한 뒤 이뤄진 첫 만남이었다.

윤 후보는 장례식장을 나서며 기자들과 만나 "안타깝고 불행한 일에 대해 마음의 위로를 드리고, 입원 중이신 사모님의 빠른 쾌유도 빌었다"며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추측하는 (단일화)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자신의 유세 현장에 로고송과 율동을 금지한 채 조용한 선거운동을 진행하며 버스 사고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안 후보가 13일 단일화를 전격 제안한 이후 단일화 논의는 답보 상태였다. 국민의당은 여론조사 방식을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안 후보의 사퇴 결단을 요구하며 서서히 탐색전을 시작하고 있었다. 15일 사고 이후 공개적인 단일화 논의는 중단됐다. 이태규 국민의당 선거대책본부장이 “16일쯤이면 국민의힘이 단일화에 진정성이 있는지 판단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며 일종의 시한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흐지부지됐다.

국민의힘은 대형 악재로 궁지에 몰린 안 후보의 포기를 압박하는 대신 '자연스러운 양보'를 이끌 방안을 찾고 있다. 안 후보와 단일화에 반대해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선거운동 과정 중에 안타까운 일이 있어 오늘은 (안 후보에 대해 언급하기가) 좀 불편하다”고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엔 재차 선을 그으면서도 "경쟁적 단일화보다는 더 나은 명분을 제시할 수 있는 예우가 있지 않겠느냐"고 후보 간 담판 여지를 열어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6일 선거 유세 버스를 운전하다 숨진 운전기사의 시신이 안치된 충남 천안 순천향대병원을 찾아 유가족을 만난 후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천안=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6일 선거 유세 버스를 운전하다 숨진 운전기사의 시신이 안치된 충남 천안 순천향대병원을 찾아 유가족을 만난 후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천안=뉴시스


DJP 연합·경기지사 공천... 담판 시나리오 무성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운동 중단 사태로 안 후보의 완주 동력이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물밑으로는 단일화 논의가 오히려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타깝지만 안 후보의 추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투표용지 인쇄일인 이달 28일 직전엔 단일화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안 후보의 ‘명분 있는 퇴장’을 설득하기 위한 여러 담판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 빼고는 다 주겠다는 자세로 접근하면 (단일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건 안 후보를 초대 국무총리로 임명하고 일부 내각 인사권, 국정 운영권을 넘기는 ‘제2의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형태다.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공천 또는 공천권을 안 후보에게 양보하는 카드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 합당 후 통합정당의 당권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이 대표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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