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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줄줄이 감염, 진료·수술 연기... 오미크론 앞 의료체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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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은 최근 폐쇄 일보 직전까지 갔다. 활동량이 많은 20, 30대 의사들이 감염되면서다. 이로 인해 입원과 수술 일정이 줄줄이 뒤로 밀렸다. 이 병원 의사는 "일부 과의 경우 진료가 중단되기도 했고, 특히 응급실에서 입원으로 넘어가는 환자들이 불만을 많이 나타내서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규모가 더 큰 상급종합병원도 마찬가지다. 서울 시내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최근 들어 매주 5명 정도의 의료진 확진자가 나오면서, 환자들에게 일일이 양해를 구하고 예약된 수술 등을 연기했다"며 "직원의 90%가 3차 접종까지 끝냈는데, 확진자가 더 나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귀띔했다.
오미크론 대확산에 의료진이라 해서 예외는 없다. 의사들의 감염 사례가 속속 나타나면서, 코로나19 유행 2년간 버텨왔던 의료체계가 오미크론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의료 인력을 미리 확보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16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오미크론 확산세가 밀려들어옴에 따라 대형병원들도 비상체제 가동에 나섰다. 세브란스병원은 매일 회의를 열어 비상대응 체계를 점검한다. 서울아산병원도 직종별 위기 대응 계획 정비에 들어갔다. 아직 중환자 병상 등은 여유가 있다지만, 상황이 급변하는 탓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동시에 의료계 내부에서는 정부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온다. 오미크론 유행 속에서 의료체계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낸 '업무연속성계획(BCP) 가이드라인'이 의료현장과 동떨어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의 BCP에 따르면 하루 확진자 3만 명 이하인 1단계인 '대비'에서부터 5만 명 이상인 3단계 '위기'로 구분된다. 3단계가 되면 외래는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음압병동에서만 받던 확진자도 일반병동에서 진료한다.
이에 대해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나면 병원 자체가 마비되는데 일반병동에서 어떻게 확진자를 보겠냐"며 "확진자도 이제 곧 10만 명을 넘을 건데 기준은 5만 명이라 현장과 맞지도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BCP 가이드라인 자체가 무리라고 지적했다. 원래 고질적 인력난이 있었는데다,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해 인력난이 더 심해졌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기관은 최소 단위의 인력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라 BCP 가이드라인을 준다 해도 따를 수가 없다"며 "인력이 충원되지 않으면 환자를 줄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BCP는 가이드라인일 뿐이라며 의료기관 스스로 계획을 짜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5만 명 기준은 절대적 기준이 아니며, 의료기관 업무 자체가 어려울 정도의 확진자 발생 상황을 산정한 것"이라며 "기관 자체 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수립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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