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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킨 대로 백신 맞혔는데" 학부모들 항의에 ... 정부 '교내활동 허용 검토'

입력
2022.02.16 17:10
수정
2022.02.1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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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활동의 구체적 내용엔 "교육부와 협의"
학부모들 "백신 맞고도 평가받을 기회 빼앗겨"
"격리 여부 판단 학교마다 달라 피해 우려"

1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스1

1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후 90일이 지난 학생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어도 '교내 필수 활동'을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 시책에 따라 2차 접종을 빨리 끝낸 학생들이 새 학기 시작과 함께 미접종자로 분류되는 문제("아이 2차 접종 빨리 했더니 미접종자로?" 중고생 학부모들 아우성) 때문에 학부모들 항의가 이어지자, 정부가 해법 모색에 나선 것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6일 “청소년도 격리 면제가 가능한 접종완료 기준을 성인과 동일하게 유지하되, 교내 필수 활동은 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교내 필수 활동 범위가 '시험이나 평가 참여' 정도에 그치는 것인지 아니면 '등교 허용'까지 포함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교육부의 새 학기 방역 방침에 따르면 학생이 밀접접촉자이거나 가족 내 재택치료자가 있을 경우 학생이 접종완료자면 등교가 가능하고, 미접종자면 집에 격리돼야 한다. 그런데 18세 미만 학생의 접종완료 기준은 어른과 똑같이 ‘2차 접종 후 14~90일’이다.

그런데 지난해 말 일찍 백신을 맞은 학생들은 3월 개학 즈음이면 2차 접종 후 90일이 지나게 된다. 이들은 3차 접종 대상도 아니어서 꼼짝없이 '미접종자'로 분류될 예정이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정부가 권한 대로 일정에 맞춰 백신을 맞은 학생들만 되레 등교도, 시험도 못 보게 생겼다"는 불만이 터져나온 이유다.

새 학기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를 둔 한 학부모는 "학교 생활 하나하나가 대학입시에 영향을 미치는데 정부가 평가받을 권리조차 빼앗고 있다"며 "한순간에 자가격리돼서 중요한 시험을 못 보게 될 수도 있다는 것에 학부모도 학생들도 너무 큰 정신적 고통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밀접접촉 판단이나 격리 문제를 정부가 학교장 재량으로 떠넘긴 탓에 격리 학생의 응시 여부나 성적 산출 방법이 학교마다 달라 피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여전히 2차 접종 완료 기준 자체를 바꾸거나, 성인과 청소년에게 따로 적용하는 건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교내 필수 활동에는 참여하도록 조치를 마련해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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