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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간 침묵... KBS·SBS, '도핑 논란' 발리예바 경기 해설 보이콧

입력
2022.02.16 09:21
수정
2022.02.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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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 약물 복용, 떳떳하게 올림픽에서 연기"
이호정 SBS 해설위원 일침
"다른 선수들이 피해 봐"
곽민정 KBS 해설위원도 비판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키릴 리히터의 '인 메모리엄'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키릴 리히터의 '인 메모리엄'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KBS와 SBS가 도핑 논란을 빚은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 중계에서 3분 50여 초 동안 침묵했다.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는데도 경기에 출전한 발리예바를 향한 해설 보이콧이다.

KBS와 SBS 올림픽 중계진은 15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발리예바가 출전하자 어떤 멘트도 하지 않았고, MBC 중계진은 기술에 대해 간단히 설명만 했다.

이호정 SBS 해설위원은 발리예바 연기가 끝나자 "금지 약물을 복용하고도 떳떳하게 올림픽에서 연기를 한 선수에겐 어떤 멘트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발리예바의 출전과 함께 러시아의 국가 주도적인 도핑 행태에 대한 비판도 했다.

이 위원은 "평생 어려서부터 훈련했던 다른 선수들, 정정당당하게 싸워왔던 그 선수들의 노력은 뭐가 되는 건가요?"라며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정말 화가 난다. (발리예바는) 약물로 천재 소녀가 됐다"고 일침했다.

이현경 SBS 캐스터도 "도핑 양성이 나온 상태에서 출전이 강행된 연기에는 그 어떤 언급도 할 수 없었음을, 하지 않았음을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KBS도 SBS의 대응과 비슷했다.

발리예바 경기가 끝난 직후 국가대표 출신인 곽민정 KBS 해설위원은 "많은 것들을 책임지려면 출전하지 말아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가장 화나는 부분은 이 선수로 인해 다른 선수들이 피해를 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현종 KBS 캐스터는 "약물을 복용한 발리예바 선수도 책임이 있지만, 그 뒤에 더 책임을 져야 할 무언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곽 해설위원의 말에 힘을 보탰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25일 열린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도핑 검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금지 약물 성분인 트라이메타지딘이 검출됐다. 협심증 치료제와 흥분제로 사용되는 트라이메타지딘은 금지 약물로 지정돼 있다.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발리예바에 출전 중지 징계를 내렸지만, 발리예바는 불복하고 항소했다. RUSADA는 징계를 철회했다. 국제검사기구(ITA)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징계 철회가 부당하다면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지만, CAS는 결국 발리예바의 손을 들어줬다. 미성년자이며 지난해 12월에 진행한 도핑 검사 결과가 8일에 통보된 것이라 올림픽과 상관없다는 게 CAS의 판단이었다.

IOC는 즉각 반발했다. 발리예바가 메달권에 입상하더라도 꽃다발을 주는 간이 시상식 및 메달을 주는 공식 시상식을 열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연아 전 피겨 선수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도핑 위반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CAS가 금지 약물 성분이 검출된 발리예바의 경기 출전을 허락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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