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소상공인 지원" 부르짖더니... 추경 합의도 못했다

입력
2022.02.1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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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올해 첫 추경안 처리 관련 회동을 마친 뒤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올해 첫 추경안 처리 관련 회동을 마친 뒤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한계에 몰린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국회 처리가 대선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 본회의가 잡힌 14일 여야와 정부는 추경안의 핵심인 방역지원금 규모를 두고 맞서다 협상을 조기 종료해버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소상공인을 내가 살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진정성을 의심받게 됐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조 원 규모의 추경안 확정을 위해 14일 두 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빈손으로 돌아섰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14조 원)에 담긴 ‘소상공인 320만 명 1인당 300만 원 지급’ 원안을 고수했고, 국민의힘은 1인당 지원금을 1,000만 원까지 높이자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300만 원 지원안부터 처리하고 대선 이후 2차 추경을 하자는 절충안을 냈지만, 국민의힘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재명 후보는 35조 원, 우리당 윤석열 후보는 50조 원 정도 추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이미 밝혔다”며 정부의 14조 원 추경이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2월 임시국회 회기가 이달 25일까지인 만큼, 2월 추경 처리가 무산된 것은 아니다. 여야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추경안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여ㆍ야ㆍ정의 입장 차가 워낙 크고, '대선 전 처리'를 시급해하지 않아서 열흘 안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민주당에서는 소상공인의 고통이 쌓이고 있는 만큼, 단독 추경안 처리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안에 더해 특수고용노동자ㆍ프리랜서ㆍ법인택시 기사 등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에게 30만~100만 원 수준의 지원금을 주는 내용을 추가한 ‘16조 원+α’ 수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본회의 안건 상정 권한을 쥐고 있는 박병석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처리를 요구하는 점이 걸림돌이다. 민주당이 또다시 국회에서 독주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도 부담스럽다는 회의론도 있다. 국회 예결위 관계자는 “대선 이후로 처리 시점이 밀릴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했다.

이에 여야가 입씨름만 하는 사이 소상공인만 피해를 본다는 비판이 무성하다. 국회가 추경안을 처리해도 방역지원금이 바로 지급되는 건 아니다. 정부의 지급 준비에 약 일주일이 걸린다. 국회가 대선 직후에 추경안 재협상에 나서면, 국회의 추경안 심사ㆍ의결(2~3주 소요)과 정부 준비 절차를 포함해 약 한 달이 필요하다. 소상공인들이 여야의 입만 보며 마냥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대선 결과에 따라 민주당 혹은 국민의힘이 후폭풍이 휩싸이면, 추경안 협상이 언제 재개될지를 가늠할 수 없게 된다.

박준석 기자
홍인택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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