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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4차접종', 미접종자 '노바백스'... 꿈틀대는 위중증 잡을까

입력
2022.02.14 18:4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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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확진자 5만명에 60대 이상은 6000명 수준
방역당국도 "이번 주부터 위중증 늘어날 것" 긴장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 참석해 4차 접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 참석해 4차 접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와 요양병원·시설 입소자들은 이달부터 코로나19 4차 예방접종을 한다. 여러 이유로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에겐 노바백스 백신 접종 기회도 준다.

4차 접종과 노바백스 접종 대상은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위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다. 오미크론 감염이 폭발적으로 느는 상황에서 위중증 증가를 막기 위한 선택인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일부에선 반복적인 백신 접종보다는 치료제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넉 달 만에 백신 효과 50% 감소... "일반인 4차접종은 검토 안 해"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14일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에 대한 4차 접종 계획을 발표했다. 대상자는 3차 접종 완료자 중 △면역저하자(약 130만 명)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와 종사자(50만 명)이다. 3차를 맞은 지 4개월(120일) 이후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면역저하자는 이날부터 당일 접종이나 사전예약이 가능하다. 요양병원·시설은 다음 달 첫째 주부터 순차적으로, 방역상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을 경우 그 이전부터라도 즉시 접종을 시작한다.

방역당국이 '4개월 뒤 4차 접종' 방침을 밝힌 것은 우리나라 60세 이상 요양병원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3차 접종 효과의 지속기간을 조사한 결과 접종 12주 뒤부터는 접종 효과가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델타 변이에 대해서는 절반,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는 3분의 1 수준으로 접종효과가 줄었다. 비슷한 이유로 미국, 영국, 프랑스, 싱가포르, 캐나다, 칠레 등은 이미 4차 접종을 시작했다. 이들 나라의 4차 접종 대상자도 면역저하자와 요양시설 관련자들이다.

지난해 12월 집단감염이 발생한 광주 북구 한 요양병원에서 의료진이 확진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집단감염이 발생한 광주 북구 한 요양병원에서 의료진이 확진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다만 60세 이상 고령자, 일반 성인들까지 4개월 뒤 4차접종 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일단 선을 그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추가 접종에 따른 위험과 이득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판단하겠다”고만 했다. 반복적인 접종이 오히려 면역 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국내외 전문가들도 있다. 권근용 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이에 대해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60세 이상 확진자 하루 6000명 수준... 위중증 증가할까

올 1월 첫째 주 11건(281명)에 머물던 요양병원·시설 집단감염은 1월 넷째 주 26건(1,329명), 이달 첫째 주 48건(1,543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추진한 요양병원·시설의 3차 접종 효과가 줄었기 때문으로 추진단은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4차 접종이 요양병원·시설과 면역저하자의 감염 억제엔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4차 접종만으로 위중증 환자 증가 위험을 크게 누그러뜨리긴 어렵다는 예상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4차 접종이 초고위험군의 감염 억제엔 이득이 있을 수 있지만, 고령층 환자 증가 자체를 막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 5만4,619명 가운데 6,156명(11.3%)이 60세 이상이다. 확진자 중 60세 이상의 비율은 지난달 넷째 주만 해도 8.0%에 머물렀는데, 이달 둘째 주 11.7%로 뛰었다. 전체 확진자가 수만 명 규모라, 60세 이상 환자가 매일 6,000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보통 확진자 증가와 위중증 증가가 2, 3주 시차를 두는 경향으로 볼 때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위중증 환자가 늘 걸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백신 못지않게 치료제 적극 써야”

또 다른 고위험군인 미접종자들에겐 노바백스 백신 접종이 이날 시작됐다. 18세 이상 미접종자 중 입원 환자나 시설 입소자는 시설 자체적으로, 또는 의료진이 방문해 접종한다. 그 외 미접종자는 사전예약이나 의료기관 당일접종이 가능하다. 노바백스 백신이 있는 의료기관은 코로나19 예방접종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14일 서울 양천구 보건소에 노바백스 백신이 입고된 뒤 냉장 보관되고 있다. 뉴스1

14일 서울 양천구 보건소에 노바백스 백신이 입고된 뒤 냉장 보관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노바백스 백신 접종 역시 오미크론 유행 흐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거란 관측이 많다. 미접종자 가운데는 백신 종류를 가려서가 아니라 아예 예방접종 자체가 어려운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백신 효과에 걸리는 시간과 이상반응 우려를 감안하면 “치료제를 더 적극적으로 써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먹는 치료제나 항체치료제 주사를 신속하게 처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치료제 처방에 필요한 데이터를 의료계에 충분히 제공하고, 의사가 환자별로 4차 접종이 나을지 치료제 복용이 나을지 판단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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